◎동호인들 힘찬 함성에 피곤한줄 몰라/과학적 프로그램·쾌적환경 위해/수강생보다 백배는 부지런해야새벽운동이 붐을 이루면서 사회체육지도자들의 새벽도 바빠졌다.
공원이나 학교운동장·고수부지 등지의 새벽은 체조나 구기운동으로 건강을 다지는 사람들의 함성으로 가득찬다. 각종 스포츠센터에도 수영·에어로빅 댄스 등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열기가 대단하다.
사회체육지도자들은 이러한 새벽운동붐을 이끌고 나간다. 실기를 시범해 보이거나 동작을 교정해주며 새벽마다 구슬땀을 흘린다.
서울 종로2가 YMCA는 발족이래 89년간 꾸준히 사회체육의 요람이 되어온 곳. 이곳에서 전임지도자로 일하는 이승근씨(28)는 새벽5시면 일어나 강서구 공항동의 집에서 첫 버스로 출근한다.
첫 「새벽일」은 6∼7시까지 18세 이상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수영지도. 보조지도자 2명의 도움을 받지만 2개반 80명을 가르치기란 쉽지 않다.
한사람마다 일일이 자유형·평영 등 영법을 교정해주다보면 온몸이 땀으로 젖는다. 수영강습이 끝나면 곧바로 7시부터 1시간 동안 동호인 33명으로 구성된 배드민턴 교실에서 보조지도자로 뛴다.
겨울철엔 스케이트·스키 강습도 맡는 만능 스포츠맨인 이씨는 『날씨가 추워지면 새벽 출근길이 고달프지만 활기에 찬 수강생들을 대하면 의욕과 자부심이 솟는다』고 말한다.
종로구 숭인2동 숭신국교 운동장에는 날마다 새벽6시면 초로의 나이에도 아랑곳 없이 정력적으로 차고 달리는 강봉준씨(53)의 모습을 보게된다. 종로구 축구연합회 사무국장인 강씨는 16년간 새벽운동을 거른 적이 없는 축구광. 지난 83년 생활체육축구심판 자격증까지 따내 동대문·숭인축구회의 작전·기술지도를 맡고 있다.
강씨는 어린이 축구교실·초보자 강습 등도 틈나는 대로 마련,생활축구 보급에 새벽시간을 모두 바친다.
박용인씨(30·서울 강남구) 부부는 새벽5시면 일어나 각자의 일터로 달려 나간다. 박씨는 G스포츠센터 헬스클럽의 사범이며 부인은 인근 S스포츠센터의 에어로빅 강사. 이들 건강부부는 아침식사를 함께 할 수가 없다.
박씨는 새벽6시부터 헬스클럽에서 70여명의 회원들을 일일이 돌아보며 최대의 운동효과를 얻도록 지도한다. 같은 시각,부인은 경쾌한 댄스음악에 맞춰 주부들과 함께 몸을 푼다.
서울 강남의 G백화점 스포츠센터 수영강사인 조광복씨(35)는 새벽6시면 수영장에 도착,수온 등 수영장준비 상태를 꼼꼼히 챙긴다. 새벽시간의 상쾌함을 수강생들이 누리도록 하기위해 수온은 알맞은지,수질은 깨끗한지를 빈틈없이 살펴야 하는 것이다.
L백화점 스포츠센터의 운동처방사 박종철씨(29)는 과학적인 사회체육지도로 새벽을 바쁘게 보낸다.
새벽5시에 일어나 6시에 출근하면 1백여명의 회원들을 개별지도 하느라 쉴틈이 없다. 박씨는 3개월 단위로 심폐지구력,근력,유연성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운동부하검사를 통해 회원들마다 개인별 운동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고 이를 전산관리한다.
박씨는 『새벽운동을 무리하게 할 경우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며 『시간대별,개인별 특성에 맞는 운동량과 프로그램을 처방해주는 전문적인 사회체육지도 체계가 마련되고 지도인력도 많이 배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게이트볼협회 서울 성북지부 부대표 송완섭씨(57)는 불과 3년전에 도입된 게이트볼을 새벽운동에 익혀 심판자격증까지 따낸 노익장이다.
새벽5시마다 고려대 뒤 개운산을 올라 중턱에 있는 2천여평의 운동장에서 게이트볼을 즐긴다. 송씨는 기술이 서툰 신입회원들을 지도하고 고참선수들 경기에서 작전 감독으로 새벽을 뛰고 있다.<이희정기자>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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