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입력
1991.12.25 00:00
0 0

대학입학 학력고사가 또 다른 「뒷말」을 만들어 냈다는 보도다. 중위권 사학들이 고득점 우수학생 유치를 위해 내걸었던 특수 장학금이 학력고사의 「쉬운 출제」로 잘못하면 부도가 날 상황에 처했다는 것이다. 예년 같으면 중위권 사학에서는 3백점 이상 고득점자를 1∼2명도 볼까말까했다. 2백90점 이상자도 수십명이 될지말지 했다. ◆그래서 유수의 중위권 사학들은 입학금과 수업료를 전액 면제한다거나,그것도 모자란다 싶으면 대학 4년간에 20만∼50만원의 도서구입비다 생활지원금이다 하며 대학생에게는 과다한 장학금을 경쟁적으로 내걸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이번 입시에서 중위권 대학에 마저 2백90점∼3백점대의 고득점 합격자 사태가 나는 바람에 가뜩이나 어려운 사학재정에 깊은 주름살을 안겨줄판인 모양이다. ◆실상을 들어보면 그 딱한 속사정에 동정이 가고도 남는다. 어느 사학의 경우 지난해만도 한두명이던 3백점 이상 합격자가 자그만치 70명을 넘었으며 2백90점 이상자는 무려 1백10명 이상이나 되어 지난해 보다 9배가 많아졌다고 한다. 이로 인해 지난해 1억원이면 됐던 특수장학금액이 9억원으로 불어나게됐고 4년간을 계산하면 36억원이나 된다니 대학당국의 고민을 이해할만하다. ◆그러나 이러한 「특수장학금」은 누가 시켜서 한일이 아니다. 교육부령인 대학의 수업료 및 입학금에 관한 규칙엔 사립대는 대학정원의 10% 이상에게,국·공립대는 30% 이내에서 수업료 또는 입학금에 한해서 면제특전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그밖의 장학규정은 대학재량권에 속한다. 속된 말로 자기가 좋아서 한일인 것이다. ◆어쨌거나 입시요강에 명시한 「특수장학금」은 사학이 응시학생에게 한 공약이다. 그 공약은 수가 많고 적음과는 상관없이 지켜져야 한다. 이번 입시 합격자들에 한해서는 부동의 약속인 것이다. 약속의 구속력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깨닫게되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