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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진출 미 기업 속속 “귀향”/임금상승등 경제적 환경 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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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진출 미 기업 속속 “귀향”/임금상승등 경제적 환경 달라져

입력
1991.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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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공급 신속한 연계 의도도【뉴욕=김수종특파원】 낮은 임금과 근면한 노동력을 찾아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으로 진출했던 미국제조업체들이 근래 다시 미국으로 속속 되돌아 오고 있다. 이같은 미국기업의 귀향러시는 아시아의 경제환경이 달라지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의 소비시장 역시 새로운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만하다.

한때 미국의 전자업계에서는 『경쟁력있는 상품을 만들려면 극동지역으로 가야 한다』는 말이 격언처럼 여겨져 왔다. 물론 아시아의 저렴한 노동력을 이용할 수가 있다는 이점 때문이었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몇년동안 미국기업들은 아시아 공장을 닫고 미국으로 돌아와 성공적으로 경영하고 있는데다 미국내의 자국기업보호주의 풍조가 기업의 귀향에 갈채를 보내고 있다. 귀향 기업의 종류는 단순한 의류제조업체에서 하이테크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미국 기업들의 귀향원인은 무엇일까. 포천지 최신호가 분석한 요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아시아지역의 노임이 크게 상승한 점이 큰 작용을 하고 있다. 최근 홍콩에 있는 의류제조공장을 뉴욕 근처로 옮긴 니콜 밀러사의 경영진은 『홍콩사람들은 이제 밥을 먹기위해 일하지는 않는다』고 임금상승을 강조했다.

아시아 노동자들의 임금상승과는 달리 미국 노동자들은 70년대에 누렸던 「작업장 군주」의 위치에서 떨어지고 있다. 인플레를 제할때 미국의 임금은 60년대말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 미 노동 통계국에 따르면 독일의 임금은 85년에 미국의 74%였으나 90년에는 1백44%로 크게 올랐다. 또 일본의 임금수준도 85년 미국의 50%수준에서 90년에는 87%로 육박했다.

둘째 이유는 국내생산의 생산성이 높다는 점이다. 특히 생산비에서 노임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은 제품일 경우 아시아에 남을 필요가 없어졌다.

2년전 홍콩에서 매사추세츠로 공장을 옮긴 전자제품 생산업체인 모리콘은 과거 인건비가 25%를 차지했으나 미국공장에서는 5%로 낮아졌다.

셋째 이유는 적기공급이다. 특히 제품의 순환이 빨라지고 모델이 다양할 경우 태평양을 건너오는데 1개월이상 걸리는 제품공급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상업용 펌프 부속품을 만드는 한 업체는 이제 한국이나 대만에서 주문해서 공급하기에는 소비자의 시간절약 요구가 강해졌다고 전하고 있다.

넷째 이유는 제품개발과 생산의 신속한 연계이다. 보스턴에서 설계하고 싱가포르에서 생산하는 것은 낭비라는 지적이다. 2년전 한국에서 철수한 컴퓨터 생산업체,탠디사는 텍사스의 포트워드로 공장을 옮겼는데 이 회사 경영진은 그 가장 큰 이유를 설계와 생산의 시간 간격을 줄이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데스크롭 컴퓨터의 경우 노임의 비율은 겨우 2%에 불과하기 때문에 국내시장을 위해 한국에서 제품을 생산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다섯째 이유는 미국인들의 애국심의 발로이다. 거대한 미국내 판매장을 가진 월마트의 샘 월톤 회장 같은 인물은 미국의 무역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미국상품을 사도록 판매관계자들을 독려하는 사람이다. 이같이 애국심에 호소하는 일도 미국기업의 귀향운동에 무시할 수 없는 힘이 되고 있다.

미국기업의 귀향운동이 가장 활발한 업종은 전자분야. 연간 2천6백50억달러의 거대한 전자제품 소비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미국에서 해외진출 전자업체를 불러들이는 추세는 눈여겨볼만하다.

제품의 순환속도가 한층 빨라진 전자업계는 적기공급이 판매의 생명이다. 한국 등 아시아공장에서 생산할때 운반기간까지 합쳐 4개월의 재고기간이 필요하다.

5년전 홍콩 한국 등에 공장을 세웠다가 최근 뉴욕으로 옮긴 컴퓨터 생산업체 ADDS사는 48시간내에 공급을 약속할 수 있어 경쟁력의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이 회사는 뉴욕의 임금이 홍콩보다 3.5배 많으나 운임 및 기타 경비를 감안할때 국내생산이 경쟁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전자제품일수록 노임비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재고기간이 짧은 미국제품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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