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희생자 권익옹호 위해”『나는 명예를 건 재판에서 TV로 인해 패배의 쓴잔을 들었다. 그러나 강간으로 어둠속에서 고통받는 여성들을 위해 나는 다시 TV를 택해야만 했다』
미국 팜비치의 케네디가 별장 성추문 재판에서 패소한 원고여성이 자진해서 자신의 얼굴을 만천하에 드러내며 던진말이다. 31세의 부유한 이혼녀로만 알려졌던 이 여성의 이름은 패트리셔 보만.
갈색머리에 둥근 얼굴로 앳돼보이는 보만은 19일 여성앵커인 다이앤 소여가 진행한 ABC TV 「프라임 타임쇼」에 출연,『TV로 생중계된 재판에서 케네디가의 명성에 패한 것일뿐』이라며 자신은 아직도 명백한 강간사건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지난 3월말 사건이 발생한 이후 8개월 동안 계속 TV와 신문 머릿기사에 오르는 등 언론의 집중적인 보도에도 불구하고 신분을 철저히 은폐했던 보만이 영향력이 지대한 TV에 나선 이유는 비장하다.
그녀는 미국사회에 만연되고 있는 성폭력에 희생당한 가련한 여성들을 대변해 그들의 권익을 회복하는데 떳떳이 일조하겠다는 것이었다.
그 첫걸음으로 보만은 50만달러(한화 3억5천만원)에 달하는 거액의 방송출연료를 스스로 거부했다.
지난 11일 선고공판서 윌리엄 스미스에 무죄판결이 내려지는 순간 충격을 받아 졸도했다는 보만은 아직도 치욕적인 그 사건으로 신경쇠약증세를 앓고있다고 고백했다.
플로리다주 원터파크의 롤린스대 출신인 보만은 두살짜리 딸이 있는 이혼녀이다.
딸이 조산으로 인한 신체발육 저하증세를 보였던 것을 계기로 보만은 지역병원에서 조산모를 위한 카운슬러를 맡으며 부모가 적립한 신용기금의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다.
보만은 지난 3월21일 케네디 상원의원의 조카인 윌리엄 스미스로부터 팜비치 별장에서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고소,8개월간의 송사를 벌였으나 배심원들은 그녀가 능동적으로 섹스에 응했다는 스미스 변호인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결국 패소했다.<이상원기자>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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