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때마다 다른수치/기기따라 수치 큰차/믿지못할 음주측정기/대부분 실제보다 높아/재판때 마다 이의 빈발/검찰 “걸음·언어테스트 병행하도록”연말들어 검찰과 경찰의 음주운전단속이 대폭 강화되고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강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음주측정기의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앞으로 음주운전자 처리문제를 놓고 큰 혼선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법 동부지원 위원장(박준서)은 최근 강동·송파·동부·성동 등 관할 4개 경찰서에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음주측정기 5대를 실험한 결과 ▲측정기마다 수치의 편차가 너무 크고 ▲동일한 측정기 수치도 반복 측정때마다 다르며 ▲입안의 잔류알코올로 인해 실제 혈중알코올 농도보다 측정수치가 높게 나타나는 것을 밝혀내고 이를 서울지검 동부지청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서울지검 동부지청은 20일 앞으로 피측정인이 이의를 제기하는 등 문제소지가 있을때는 걸음걸이와 언어테스트를 병행실시,결과를 함께 첨부토록 관할경찰에 지시했다.
동부지원의 실험에 의하면 2홉들이 소주 1병을 마신 사람에 대해 40여분 뒤에 측정기 5대로 혈중알코올농도를 동시 측정한 결과 최하 0.23%에서 최고 0.43%까지 제각기 다르게 나타나 측정기에 따라 처벌내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처음에 0.37%가 나온 음주측정기를 계속 반복해 불도록한 결과 0.47%까지 수치가 높아졌다.
법원은 이밖에 술을 마신뒤 측정까지의 시간에 따라 입안의 잔류알코올 양이 수치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지금과 같이 음주시간을 고려치 않는 단속은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3백30㎖짜리 맥주 1병을 마신직후 측정수치는 0.63%가 나오나 시간이 지나면서 급속하게 낮아져 30분후에는 0.03%로 나왔다.
이는 입안에 남아있는 알코올로 인해 실제 혈중농도보다 높게 나타나기 때문으로 최소한 음주후 30분 이상이 지나야 비교적 정확한 수치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동부지원측은 『최근 음주운전으로 인한 도로교통법 위반재판때마다 측정 수치에 대한 이의가 빈발하고 측정기기와 방법,시간 등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가 달라진다는 주장이 많아 직접 실험을 하게됐다』며 『비록 단순실험에 의한 것이나 이러한 주장이 이유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동부지원은 이와함께 각 경찰서마다 음주측정기수가 크게 부족,사용빈도가 높은것도 측정기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큰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부지청도 법원의 지적에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반드시 음주후 30분 이상 경과여부를 확인하고 걸음걸이,필기상태를 함께 점검한 뒤 이 내용을 음주측정서에 첨부토록 일선경찰에 지시했다.
한편 지난 89년에도 서울대 의대 채범석교수가 입김만으로 하는 측정방식은 실제 혈중알코올 농도보다 크게 높아진다고 연구결과를 발표했었다.
미국의 경우는 입김으로 측정한 혈중알코올 농도가 0.05% 이상이면 운전자로 하여금 직선상을 똑바로 걸어가게하고 한쪽발로만 20초 이상 서게하는 등의 추가검사방법을 통해 음주운전여부를 판정하고 있다.
현재 사용되는 음주측정기는 국내 W전자에서 제작한 것으로 미국 등에 납품하고 있어 외국에 비해 기기자체의 성능이 떨어지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정희경기자>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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