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 적자… “일 「경제공습」에 당했다”/“경쟁력 회복될까” 의구심속 직원해고등 파급효과 우려/미측 입장미국 최대의 자동차회사 제너럴 모터스(GM)가 극심한 불황속에서 일본인 경쟁자로부터의 끈질긴 도전을 물리치지 못한채 기어이 무릎을 끓고 말았다.
GM의 「패배선언」은 향후 4년간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주 전역에서 가동되고 있는 1백25개의 자동차 및 관련부품 생산공장중 21개소를 폐쇄하고 7만4천명의 직원을 감원한다는 로버트 스템펠 회장의 발표로 이루어졌다.
18일 공개된 경비절감 계획의 실행이 완료되는 95년도에 이르면 GM사 규모는 10년전인 85년에 비해 절반정도로 축소된다.
이제까지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대규모 감원과 생산시설 축소계획은 하루 1천6백만달러씩의 손실을 보고 있는 GM사의 참담한 현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취해진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80년까지만해도 국내수요의 46%를 담당했던 GM은 고객을 혼다,도요타,닛산 등 일본 경쟁사들에게 빼앗기기 시작하면서 올해는 시장점유율이 35%로 떨어져 7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액수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미주 공장에서만 연간 6백5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는 세계최대의 자동차메이커 GM이 국내시장에서 팔고 있는 제품은 고작 5백만대선.
결국 모든 생산시설을 정상가동시킬 경우 매년 1백50만대씩의 팔리지 않은 자동차들이 창고를 빽빽이 메워 이들에 대한 관리비만도 적지않게 들어가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GM의 국내 경쟁자인 포드사의 해롤드 폴링 회장조차 4년에 걸쳐 전 생산시설의 20% 이상을 축소시킨다는 스템펠 회장의 발표가 때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할 정도다.
비단 GM뿐 아니라 포드,크라이슬러 등 미 3대 자동차 생산사들과 일본의 경쟁자들간의 생산 효율성을 비교해보면 탄력성을 잃어버리고 공룡화된 미 제작사들의 현재 모습이 확연히 드런난다.
우선 차량생산에 소용되는 시간만 살펴보더라도 GM이 자동차 대당 총 45시간을 소모하는 반면 일본의 경쟁사들은 단지 33∼38시간만을 필요로 하고 있다.
또한 GM의 전 직원이 해외지사근무자까지 포함,75만명을 헤아리고 있는데 비해 도요타사의 총 직원은 고작 20만명에 불과하지만 올해 자동차 생산량은 GM이 5백만대,도요타가 4백만대로 도요타의 생산성이 GM에 비해 월등히 높다.
스템펠 회장의 「체중 감량」 계획이 발표되자 투자가들은 일단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과연 이같은 조치만으로 적자기업으로 전락해버린 GM이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 「제너러스 모터스(Generous Motors)」 즉 「후한 자동차사」라는 애칭으로 불리던 GM이 느닷없이 유례없는 대규모 감원계획을 발표하자 GM사 직원들은 올것이 왔다는 태도를 보이면서도 자신들의 거취 문제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직원들은 하필이면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이같은 발표가 나와 GM사에 밥줄을 대고있는 수많은 GM가족들의 애를 태우게 만드는가 원망을 터뜨리기도 한다.
아직까지 어떤 공장의 문을 닫을 것인가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조기은퇴,명예퇴직과 같은 방법을 적극 활용,인원감축을 해나겠다는 경영진의 방침정도만이 보도되고 있어 직원들은 더욱 조바심을 치고 있다. 답답하기는 경영진도 마찬가지다.
인사를 담당하고 있는 GM본사의 고위관리직 간부는 자칫 잘못하다긴 무단해고라는 법정시비에 휘말릴 소지도 없지않고 또 닥치는대로 감원을 하다보면 「목욕물 버리려다 아이까지 함께 던진다」는 식으로 유능한 인재들까지 날아갈 판이라 골머리를 앓게될 것 같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런가하면 각 공장단위 노조들은 공장폐쇄를 모면해보려 서로 자신들이 속한 공장이 다른 공장에 비해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주장을 들고 나서는 등 벌써부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가뜩이나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전국이 아우성을 치고 있는 가운데 발표된 GM사의 자구책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그 파급효과가 확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유에스에이투데이 본사특약>유에스에이투데이>
◎부시 방문앞둬 “마찰재연” 지레 긴장/“역조해결 애썼다… 더이상 어떻게 하란 말인가” 반발도/일측 반응
【동경=문창재특파원】 세계최대의 자동차메이커인 제너럴 모터스사의 공장폐쇄 및 종업원 감축조치를 계기로 미국과 일본간의 자동차 마찰이 재연됐다.
더구나 부시 미국 대통령은 내년 1월7일 일본방문때 자동차 3사의 대표 등 경제인들을 대거 동반할 예정이어서 일본의 자동차 업계는 지레 겁을 먹고 있다.
미·일간 통상마찰의 상징인 일본 자동차의 미국시장 점령을 반전시키기 위한 유형무형의 압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GM사 스템펠 회장이 19일 앞으로 4년간 21개 공장을 폐쇄하고 전종업원의 20%인 7만4천명을 해고하겠다는 경영합리화 계획은 일본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발표직후 상원 은행주택도시위원회 리글 위원장도 기자회견을 청해 세계최대의 자동차 회사가 몰락한 원인이 일본자동차의 홍수 때문이라면서 『이것은 경제면의 진주만 공습』이라고 격렬히 비난했다.
그는 일제 자동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33%나 되는데도 일본의 외국자동차는 3%에 불과함을 지적한뒤 『일제 자동차의 미국시장 점유 상한선을 정하는 법률을 내년초에 제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을 수행하는 자동차 빅3의 대표를 포함한 경제인단의 방일계획은 양국간의 자동차 무역문제에 직접적인 압력을 가하기위한 의도적인 계획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명칭은 「비즈니스 개발 사절단」이라고 하지만 일본자동차 때문에 「황혼」을 맞은 미국경제 희생을 위한 몸부림이다.
이는 물론 경제문제로 지지도가 40%대로 급락한 부시 대통령의 내년 선거를 겨냥한 인기회복 작전임에 틀림없다.
사절단이 일본측에 요구할 것은 ▲미국자동차와 부품의 수입량을 크게 늘리고 ▲현지 생산분을 포함한 일본차의 미국 수출을 총량규제하라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자동차 3사의 적자가 올 3·4분기 현재 작년 한햇동안의 적자(40억달러)를 9억달러나 넘어선 미국측의 고충도 짐작할만한다.
그러나 일본은 『더 이상 어떻게 하란 말인가』하는 반발이 나올 정도로 「자동차 마찰」이란 말 자체에 알레르기성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자동차 업게는 자동차 마찰이 최대의 정치문제화 했던 81년이후 자주적으로 대미수출을 규제하고 있으며,미국산 자동차 부품 수입량도 계속 늘리는 등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다.
도요타 자동차는 88년에 11억달러에 불과했던 미국 부품 수입을 90년에는 26억달러로 늘렸고,94년까지는 46억달러로 계획하고 있다. 닛산(일산) 혼다(본전) 미쓰비시(삼릉) 마쓰다 등 다른 회사들도 부품수입량을 88년에 비해 2∼10배 정도 늘릴 계획이어서 94년이면 총 1백60억달러어치의 부품을 수입하게 된다.
일본이 미제부품을 이렇게 많이 사들이는 것은 품질이 좋아서가 아니다. 오히려 품질은 일제보다 떨어지고 불량률이 높다. 주문한 물량을 제때 공급해주지도 않아 단가는 훨씬 더 먹힌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수출물량을 유지하려면 싫어도 사줄수 밖에 없다.
미국인의 고용을 늘리고 수출규제를 피하기 위해 미국에 세운 현지공장 제품의 역수입도 크게 늘려가고 있다.
그런데도 자동차 무역의 역조는 계속 커가기만 한다. 90년 한해 일본이 미국에 판 자동차는 3백11만4천5백11대였다. 자동차 마찰의 절정기였던 80년대초에 비하면 1백만대 가까이 줄었다. 그래도 수출액은 크게 늘어 양국무역 역조의 50%를 자동차 수출이 차지하고 있다. 소형차 위주에서 중대형 고급승용차 위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일본 자동차가 미국시장을 삼켜버린 것은 품질과 가격면에서 미국차를 압도했기 때문이다. 종업원들은 연장근무를 마다하지 않고,경영주는 빈번히 모델을 바꾸어 여러계층의 기호에 맞는 차를 생산해 내기 때문에 두나라의 제품은 경쟁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자동차 산업의 메카인 미국은 명예회복 보다는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수단으로서 일본정부와 업계의 목을 죄려하고 있다. 두 거인의 힘겨루기는 신생 자동차산업국인 우리가 눈여겨 보아야할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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