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하오 최각규 부총리의 유임이 확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경제기획원 주변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그동안 개각소문이 한달여 기간을 끌어오면서 기획원 실무자들은 하루가 다르게 침체돼가는 경제상황에 속을 끓였지만 사태를 호전시킬 공격적 대안 제시에는 어딘지 소극적인 모습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도 무리가 아닌 것이 정책 추진의 조타수격인 경제팀장이 내일 바뀔지 모레 경질될지 불투명한 상태에서 새 정책을 밀고 나갈 힘을 얻을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각발표직후 기획원 직원들은 마치 자기일처럼 고무돼 『가뜩이나 어려운 여건속에서 정책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어 다행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최 부총리는 취임후 10여개월만에 기획원 직원들을 장악하는데 거의 성공했고 그 결과 대다수 직원들이 그의 유임을 진심으로 흔괘히 여기도록 만든것 같다.
최 부총리는 부하직원들뿐 아니라 경제부처장관들을 설득,조정하는데도 상당한 수완을 보이고 있다는 논평이다.
일찍이 그가 40대에 장차관을 지낼 당시 현재의 장관들은 대부분 고작 고참과장을 맡고 있어다니 최 부총리의 관록이 부처간 이해 절충때 힘을 발휘할 것은 미루어 짐작이 간다.
현역 지역구의원이기도 한 그는 유임 확정소식에 기쁨반 아쉬움반의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개각발표가 보도된지 한시간도 못가 최 의원의 지역구인 강릉에서는 『부총리를 오래하려고 고향을 내 평겨쳤다』는 흑색선전이 나돌았다는 후문이다.
어쨌든 최 부총리는 이제 할일이 많다. 수출 1백억달러 고지를 이룩한 장본인으로 1백억달러에 육박하는 국제수지 적자를 대폭 줄여야 하고 쌀 4천만섬 수확의 금자탑을 쌓은지 15년여만에 쌀시장개방을 극복해야할 책임도 주어졌다.
더구나 모든 가용자원을 대기업에 몰아준 불균형 고속성장 전략을 입안 추진한 주역의 한 사람으로서 이제는 성장의 장애물이 돼버린 재벌에 「재갈」을 물리는 어려운 과업마저 어깨에 지워졌다.
많은 국민들은 부총리 유임의 의미를 「결자해지」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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