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임명 정치장교 폐지 정훈장교제 도입/공산주의 수호자서 「국토방어자」 탈바꿈/“통수권자 누가되든 복종할 것”【워싱턴=정일화특파원】 예측 못할 장래에도 불구하고 소련군부는 정치에 개입할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정치변동을 안정으로 가게하는 주요 핵심이 되고 있다고 최근 소련군부를 돌아보고온 한 미국 국방부 고위장교가 17일 말했다.
미 국방부 육군 수석정훈관 데이비드 커난 대령은 이날 외신기자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소련군부는 지난 70년간 실시해온 당 정치장교제도를 없애고 정훈장교 개념을 도입했으며 이 과정을 통해 이미 서방에서와 같은 국민군대로서의 면모를 세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안정된 군부는 소련의 정치동요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하게까지 될 것이라는 것.
커난 대령은 지난 10월27일부터 11월1일까지 소련 국방부 초청으로 소 국방부와 모스크바일원의 소련군기지를 방문하면서 소련군부의 동향을 살피고 돌아왔다.
커난 대령의 방소목적은 소련군부내의 정훈체제 정립을 위한 현황파악을 위한 것이었다.
「붉은 군대」는 1917년 공산혁명 이후 공산주의 이념의 수호내지 팽창을 위해 조직되고 훈련돼 왔으며 이를 위해 당에서 임명된 정치장교가 사실상 인사,작전,정보,군수,교육 등을 모두 담당해 왔다.
정치장교는 대개 부사령관 부사단장 부연대장 등의 직책을 갖고 있으면서 정식 지휘관선에는 들어있지 않으나 사령관 또는 부대장들은 이들 정치장교의 지휘명령을 따라 군을 운영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해 왔다.
그런 정치장교제도가 지난 2년전부터 점점 사라지기 시작해서 지금은 어느 부대에도 이들 정치장교직책이 없어졌다. 이들은 퇴역하거나 다른 직책으로 옮겨갔으며 이들의 제거과정은 거센 민간정치 개혁의 영향 때문에 별 무리없이 진행됐다고 커난 대령은 말했다.
이 정치장교 자리를 현재 붉은 군대는 정훈장교로 대치시키고 있다는 것.
「민주적인 사고방식과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아는 장교」를 생산하는 중이며 현재 사단단위까지는 이미 정훈장교가 배치돼 활동하는 중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국방장관 예브게니 샤프슈니코프 장군 아래에 2성장군인 발레리마느로프 장군이 정훈감으로 임명돼 있으며 현재 33명의 정훈참모를 거느리고 있다.
사단에는 대개 소령으로 구성된 사단정훈장교가 있다. 이들은 「새로 탄생한」 소련군의 존재목적,그리고 어떻게 이 목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인가를 정훈교육,신문발행 등을 통해 전군에 보급시키고 있다.
소련군은 오직 공산주의의 보급,팽창을 위해 존재해온 지난 70년간의 전통을 벗어버린채 이들 정훈장교들은 군의 존재 철학을 ①조국방어 ②합법적인 정부로부터 내려오는 지침에 따른 애국심 보존으로 전군에 교육하고 있다는 것.
소련군이 전통적으로 발행해온 「적성」지는 소련에서도 이미 민주이념의 전파자로 등장하고 있다고 커난 대령은 말했다. 「민주이념의 전파자」란,이 신문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정보를 충실히 다뤄주고 또 서방이 소련을 어떻게 보는가를 충실히 알려주는데서 붙은 별명이다.
이 때문에 1백50만부가 발행되고 있는 적성지 구독자의 3분의 2가 민간인이다.
커난 대령은 소련군이 정치장교제도를 벗고 정훈장교로 대체하면서 이곳저곳에 설치돼 있는 군사박물관이 주요 학습장이 돼왔다고 말했다. 이를통해 군은 전사를 배우면서 정치보다는 국가방어 개념에 보다 충실케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커난 대령은 소련군은 정치장교가 없어지면서 정치 얘기를 하지 않기 시작했다고 밝히고 민간정치를 통해 누가 최고명령권자가 되든 이 명령권자에게 복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군의 안정성은 아마도 소련정치 변동을 덜 혼란스럽게 하는 핵심요인이 될 것이라고 커난 대령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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