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맑아 집중력” 각종 세미나도/대우 김 회장 예외없는 7시 출근/현대 정 명예회장 체조 일과시작기업인들은 불황을 이기는 힘을 새벽에 기른다. 갈수록 거세지는 국제경쟁의 파고를 헤치고 경제난국을 풀기위해 재벌그룹 회장과 중역들,중·소기업체의 사장들은 새벽마다 경영전략회의와 세미나를 연다. 또 지방의 생산현장을 찾아나서기도 한다.
창업이래 일많이 하기로 소문난 대우그룹 김우중회장의 새벽일은 유별나다. 아무리 늦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어도 새벽5시면 눈을 뜨며 출근시간은 상오7시. 일주일에 2∼3회는 각종 조찬모임에 참석한다.
김 회장은 외국출장시 현지 도착시간을 반드시 새벽으로 하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한사람이라도 더 만나고 한가지 일이라도 더 처리해 출장기간을 최대한 늘려쓰기 위해서다.
일주일에 1∼2번씩 열리는 대우그룹의 중역회의는 상오7시에 시작한다. 생산현장에서 열리는 계열사간 확대회의는 6시에 시작하기 때문에 서울본사의 중역들은 새벽잠을 잘 수 없다.
럭키금성그룹은 산하기업 사장 등 중역들이 참석하는 새벽 공부모임을 정기적으로 갖고 있다.
지난 88년 럭키증권 산하에서 그룹차원의 경제현안 연구기관으로 발전한 럭키금성경제연구소는 지난 1월부터 조찬을 겸한 월례 세미나를 열고 있어 그룹중역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김진현 과학기술처장관을 초청,「기술력 확보를 위한 과학기술정책방향」이란 주제로 제11회 LG경제인 포럼을 열었다.
상오7시30분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개최된 이 세미나에는 90여명의 그룹중역·간부들이 참석,강연요점을 꼼꼼히 필기하는 등 시종 진지한 분위기였다. 진행을 맡은 이윤호상무는 『「정신이 맑은 시간이라 공부도 잘 된다」며 조찬형식의 세미나를 선호해 참석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자택에서 30여분을 걸어서 출근하는 정주영 명예회장은 7시15분이면 어김없이 회사에 도착하며 각 계열사 사장들의 출근시간도 대부분 7시30분을 넘지 않는다.
최근에 정 명예회장이 참여하는 「아침체조모임」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종로구 계동 현대사옥 부근 원서공원에는 상오7시20분부터 정 회장과 직원들이 댄스음악에 맞춰 체조로 몸을 푼다. 한달여전부터 시작된 새벽체조에는 인근 주민들까지 함께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물산의 이필곤 부회장은 수개월전 사내에 새벽 일본어 강좌를 열자고 제안했으며 자신도 매일 참여해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최고경영자의 열성은 젊은 사원들을 자극시켜 수강생이 갈수록 늘고 있다.
서울지역에 땅을 구할 수가 없어 지방에 공장을 세운 중·소기업인들은 새벽의 2∼3시간이 곧 출근시간이다. 서울본사에서의 판매업무 등도 중요하지만 생산근로자들을 독려하고 생산라인을 점검하는 것은 기업의 사활이 걸린 문제.
서울 서초구 세원전기의 김종률사장은 매주 3∼4차례씩 새벽6시에 서울을 떠나 8시까지 충남 천안공장에 간다. 김 사장은 『근로자들의 의욕을 북돋우기 위해선 그들과 함께 출근해야 한다』고 새벽행의 이유를 설명했다.
섬유수출회사인 K기업의 이모사장은 일주일 3∼4회씩 새벽에 해외기업의 국내수입담당자 집을 찾는다. 사무실에서 만나봐야 분위기도 딱딱하고 면담시간이 짧아 제대로 상담을 할 수 없으므로 아침식사까지 대접받으며 얘기를 풀어간다는 것이다.<이희정기자>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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