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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과 합의서 연계시켜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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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과 합의서 연계시켜야(사설)

입력
1991.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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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기본 합의서 서명은 분단후 최대경사라고 할만하다. 7천만 겨레의 소원을 푸는 거보를 성큼 내디뎠기 때문이다. 전국이 들뜨고 흥분한 것도 당연했다. 그러나 이제는 다시 냉정을 되찾고 그 합의서를 차른 차근 행동에 옮기는 방안을 신중히 생각해야 할것같다.그 실천방안을 강구함에 있어 우리가 제일 먼저 생각해야할 것은 핵 문제이다. 이 문제가 먼저 원만히 해결되지 않으면 합의서는 한장의 휴지나 다름없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핵개발을 고집하는 것은 곧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볼때 그러한 상대와 평화체제구축을 문서로 약속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북한에 대한 핵사찰은 비단 남북간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일본 등 우방은 물론 전세계가 비상한 관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 때문에 제5차 남북총리회담이 기본관계합의서를 채택하면서 핵문제에 관한 합의를 외면했다는 우방의 지적은 귀담아 들어야한다. 혹시 합의서 채택에 급급한 나머지 더 급하고 중요한 핵문제를 뒤로 미루지 않았나하는 의혹도 살 수 있다.

사실 이번 서울회담은 처음부터 핵회담이 될 조짐마저 있었다. 정원식총리가 처음부터 구체적인 군사기지 이름까지 들춰가면서 동시 사찰을 제의했기 때문이다. 평소 남한의 핵철수를 끈질기게 주장해온 북한으로서는 즉석에서 수락하고도 남을 전격제안이었다.

그래서 비핵화 공동선언이나 공동사찰 실시안에도 남북이 서명할 것으로 기대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핵문제에 관해서는 이달안에 논의한다는 언급밖에 없다. 흥분이 가라앉으면서부터는 서운하고 불안한 마음이 점점 더해감을 어찌할수가 없다. 어떻게된 영문인지 알수가 없다. 국민들은 그 배경과 진상을 알고 싶다.

여러가지 상황을 보면 북한이 꽁무니를 뺀것이 분명하다. 들리는 뒷 얘기로는 북쪽이 내년에 가서 논의하자고 빼는것을 남쪽에서 연내에 해야한다고 붙잡았다는 것이다. 합의서와 핵문제를 동시 타결하지 못한것이 못내 아쉽기는 하지만 지나간 일은 어찌할 수 없다. 합의서 채택만도 역사적인 성과이기에 결코 과소평가 할수없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합의서 발효와 연계시키더라도 핵문제는 하루속히 해결해야 한다. 북한은 남한이 제의한 공동사찰안이 너무 뜻밖이어서 서울회담에서 금방 수락할 준비태세가 안되어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평양에 가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검토해야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는 짐작이다.

세계적 관심사로 부상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북한도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정부도 조속한 해결을 서두르지 않으면 안된다. 남북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극적무대로 정상회담을 이용할수도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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