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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반성못하는 일본(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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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반성못하는 일본(사설)

입력
1991.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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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민기습 50주년 기념일(미국 7일·일본 8일)을 전후해 미국과 한국등 아시아 언론들이 다시 대국으로 발돋움한 일본의 여러모습을 조명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 조금도 거리낌없이 전통적인 2중성을 과시하고 있다.다시말해 이제와서 어느나라 눈치를 보랴는듯 안하무인의 자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부시 미 대통령이 원폭사죄 불가발언을 한데대한 대응으로 정부 대변인이 진주만 공격에 대해 사과할 수 없다고 하더니 의회에서의 사과계획도 정당간의 총돌을 이유로 슬그머니 무산시켰다. 그런가 하면 다른 한편 외무장관과 미야자와(궁택)총리가 나서 제2차대전중 미국과 아시아 각지의 모든 사람에게 견디기 어려운 타격을 준것을 반성한다고 발언하고 있다.

한 입으로 두말을 하고 있는 일본중 어느쪽이 진실인가. 좋게보면 이 애매성이 자국의 국내여론을 의식한 계산된 발언일수도 있으나 나쁘게보면 미국 등 세계의 악화된 여론을 끄고봐야 하기 때문에 울며거자 먹기로 대외용 외교사령을 내놓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아시아에 피해를 준 것을 반성한다면서 20여만명 이상 끌려갔던 한국여인들의 정신대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기관이 관여했다는 자료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시치미를 떼고 있는데 대해서는 더 할 말이 없어지는 것이다.

이번 「진주만」을 계기로 미국언론의 추궁에서도 드러났듯이 일본은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미래만 얘기하고 있는게 문제이다. 제대로 깊은 반성을 안하고 있으니 같은 잘못을 언제든지 다시 간단하게 저지를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게 마련이다.

독일이 나치의 만행을 철저하게 반성하고 같은 비극이 다시 없게끔 민족적 검증까지 다하고 있는것과 비교해볼때 이웃나라 사람들의 가슴 한구석이 섬뜩해지는 것을 피할 수가 없다.

일본이 과거를 적당히 흐려두고 넘어가려는 저의는 역사를 은폐하고 왜곡시키는 2세 교육에서 더욱 잘 나타나고 있다. 도대체 일본의 현행 교과서는 일제가 한국과 중국을 침략하고 그 과정에서 저지른 만행,수탈의 죄상을 일본의 학생들이 알수 없게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2차대전에 대해서도 겉핥기식 교육을 시켜 미·일 전쟁이 일어났던 것을 모르는 학생도 있었다고 외신이 전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우보수 세력은 미국은 망해가는 나라에 불과하며 일본이 전쟁비용과 반도체를 대지 않으면 일본과의 재전쟁을 수행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비아냥 대면서 여론을 자기들 편한대로 끌고가고 있다.

또 그같은 방자한 큰소리가 큰 호응을 얻는 가운데 일본은 유엔평화유지활동(PKO) 협력방안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PKO라는 것은 내놓고 군대(무장자위대)를 해외파견 시킬 수 있는 길을 터놓는 것이다. 언젠가 평화의 이름으로 일본 함대가 인천 앞바다에 다시 나타나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는가.

일본의 군국주의화가 더욱 문제인것은 결정적일때 국론을 통합해서 어긋나는 길로 나라가 잘못가는 것을 막는 정치지도력이 전통적으로 일본은 약하다는 것도 늘 경계해야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금 세계제일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아시아에서 신대동아공영권을 형성해가고 있다. 세월이 갈수록 우리가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우리가 우물안 개구리처럼 내부의 각종 갈등으로 세월을 허송하고 있는 사이 일본은 이처럼 하루하루가 다르게 변신해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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