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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비어에 단호해야/여배우 에이즈 복수설 밝혀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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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비어에 단호해야/여배우 에이즈 복수설 밝혀라(사설)

입력
1991.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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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잡지에 실린 「미모 여배우의 에이즈 복수극」이 장안의 화제로 떠돌더니 검찰이 드디어 진위를 가리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다. 최근들어 각종 허무맹랑한 소문들이 꼬리를 물어 혹세무민할 정도로 사회를 어지럽혀왔던 만큼 기왕 수사에 나선바에야 속시원히 진상을 가려 불필요한 사회혼란이나 민심의 동요를 없애야겠다.아울러 이번 소동은 그 진원지가 전파력이 큰 잡지이기에 이번 수사결과로 진실과 유언비어를 명확히 가려실어야할 대중매체의 책임문제도 분명하게 판가름나게 될것이다. 만약 보사부의 주장대로 이번 기사가 사실이 아닌 날조라면 그 매체는 책임을 모면할 길이 없을 것이다.

원래 유언비어란 사회가 안정감을 잃고 표류해 인심이 흉흉하거나 언로가 막혀 있을때 억눌린 불만의 표현 및 불안의 해소수단으로 횡행하는 속성이 있다. 과거 독재정권시절 절정을 이뤘던 소위 「유비통신」의 난무가 그랬고,최근들어 인신매매범들의 무차별 범행에 대한 공포가 사회를 휩쓸면서 생겨난 앵벌이소문도 그중의 하나였다. 이번에 문제가 된 에이즈에 걸린 미모여배우의 보복섹스행각설도 전세계적으로 에이즈가 확산되면서 그동안 국내에서 떠돈 10여가지 관련 유언비어시리즈와 내용이 유사하다. 처음엔 워커힐쇼 출연 외국여자 무용수의 상류층 인사들에 대한 에이즈전파설이 나돌았고,그다음엔 수영강습 코치에 의한 주부 집단감염설 등이 밑도 끝도없이 줄을 이어왔던 것이다.

문제는 이런 유언비어에 불안하고 불만에 찬 오늘의 사회상의 일부가 반영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에이즈라는 불치의 역병에 대한 공포와 함께 품행이 문란한 사회지도층 인사나 정치권 인사 및 치맛바람 주부들에 대한 평소의 혐오감마저 뒤엉켜 있는 것이다. 이번 소동에서는 그동안 자주 탈선행각으로 말썽을 피워온 여배우가 주역으로 등장하는게 다를뿐이다.

문제가 이 지경으로 번져왔다면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이다. 국무회의에서 마저 이 문제를 거론하고,보사부장관이 검찰총장에게 수사 및 의법조치 공문마저 보냈을 정도이니 당국도 문제의 심각성을 뒤늦게라도 이제야 깨달은 모양이다.

우선은 이번 기사의 진위를 숨김없이 가려내야 한다. 사실이 아닌 경우로 밝혀질 경우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을 묻는게 순서가 될것이다. 그 다음에 정부당국이 해야할 일은 범죄·역병 등에 대한 국민들의 막연한 불안,공포를 없애주면서 단호한 대책을 세워나가고 계몽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당국이나 사회지도층이 신뢰성과 지도력을 회복하고 땅에 떨어진 준법정신과 도덕성을 발양해야하는 보다 근본적인 과제도 남는다.

일반국민들도 각자의 직분과 생활에 보다 충실함으로써 더 이상 혹세무민의 유언비어에 놀아나는 일이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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