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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치기」 계파갈등 “조기 수습”/민자 김 총무 전격경질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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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치기」 계파갈등 “조기 수습”/민자 김 총무 전격경질 안팎

입력
1991.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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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감정 무마 「속죄양」 카드/예산관련 당·정 마찰도 진화/당내 역학관계 유지속 김 대표 「최소한의 희생」 선택민자당이 4일 자진사임 형식으로 김종호 원내총무를 전격경질,이번 인사의 의미와 배경에 대한 당내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름도 남겨놓지않은 정기국회 회기중 원내사령탑을 교체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서 이를 단선적으로 해석하기엔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는 것이다.

날치기법안처리 파문과 새해 예산처리 과정에서의 당정 마찰 등으로 김 총무 인책설이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었다고 하나 그 시기와 인책여부는 오는 18일 국회폐회후 예상되는 여권의 전반적 인사 포석틀내에서 결정되리라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었다.

때문에 의외의 조기인사 배경에 복합적인 여권의 속사정이 깔려있다는 것이며 이것이 향후 여권의 정국운영복안의 한 단면을 엿보게 한다는 것이다.

현재로서 이번 인사를 보는 지배적 해석은 최근 국회 파행운영의 책임소재와 관련한 당내 갈등 및 당정마찰을 조기에 수습키 위한 카드라는 것. 이른바 신민주계 색채를 강하게 띤 현 당직 진용의 행보에 대해 민정·공화계가 그동안 적지않은 반발을 보여오던차에 날치기 파동 등 일련의 과정에 김 총무가 직·간접으로 개입됨으로써 이같은 갈등은 더욱 증폭돼 왔다.

실제 당내에선 그동안 날치기를 서두른 배경을 놓고 ▲김 총무 독자판단설 ▲김영삼대표의 사전인지 및 묵인설 ▲당정 고위라인의 교감설 등 몇갈래의 관측이 분분했었다. 이런 관측들은 저마다 1월중순께로 예상되는 대권후보게임의 재개와 관련된 어떤 의도를 담고 있는 것이지만 사실여부와 별개로 계파갈등의 촉발요인으로 작용해왔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새해 예산안처리 과정에서 김 총무는 변칙을 피하며 법정시한내에 처리해야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날치기 파동때와는 정반대의 무리를 범했다는 정부의 당 불신이 노골적으로 표출됐다.

정부측이 마지노선으로 갖고있던 3천억원 삭감을 너무빨리 내보여 다시 50억이 추가삭감되는 운영미숙을 보였고 정부의 공신력을 의심케할 수도 있는 장부상의 관세세입 추계를 수정케해 정부와 크게 불편한 관계를 갖게됐다는 것이다.

결국 이같은 당내 갈등 및 당정마찰이 식지않는한 첨예한 쟁점법안이 남아있는 향후 국회를 김 총무가 주도적으로 이끌기 어렵다는 여권핵심부의 판단이 섰고 김 총무를 「속죄양」으로 삼아 이같은 여권내 갈등을 잠정적으로 해소하려했다는 얘기다.

또 부분인사이긴 하나 날치기로 야기된 국민감정의 악화도 상당부분 무마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던 것으로 보인다.

당을 책임진 김 대표 입장에서 봐도 국회운영의 파행에 대한 당내외 견제를 차단하며 현재의 당직 진용틀을 유지하기 위해서 김 총무 배제라는 최소한의 선택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신임 이자헌 원내총무가 반 김대표 대열에 서있긴 했지만 기피인물은 아니었다는 점과 정기국회후 총무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판단도 했던것 같다.

결국 이번의 총무경질은 불안한 안정을 이루고 있는 여권내 역학관계를 흐트러 트리지 않으면서 최근 야기된 이상기류를 조기에 진화하려는 「응급처방」으로 보인다.

○…이날 총무경질은 일단 전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이미 지난달말 날치기 파동­국회정상화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당 수뇌부가 김 총무경질을 굳혔다는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특히 김 대표가 김 총무의 사표를 받아 청와대로 출발하면서 이 의원을 후임 총무로 「발표」했다는 점에서 수뇌부가 사전에 결정해 놓고 외양을 의식,의례적인 수순을 밟은 인상을 짙게 풍기고 있다.

이와관련,당 주위에선 지난달 29일 노­김 주례회동에서 파행국회에 대한 시각조율과 함께 전날 여야총무가 합의한 7개항의 국회 정상화방안을 중심으로 경색정국 해소문제가 포괄적으로 논의됐으며 그 마무리 절차로 총무경질이 결정됐을 것이라는 설이 나오고 있다.

또 이 자리에서 후임총무에 경북출신 모 중진 등이 이 의원과 함께 거론된 끝에 결국 중부권의 이 의원으로 낙착됐다는 후문이다.

이에따라 여야의 막바지 새해 예산안 삭감 및 항목조정협상은 예결위팀이 아니라 「물러나기로 된」 김 총무가 맡게됐고 김 총무는 정부측의 반발을 무릅쓰고 야당의 요구를 대폭 수용,「원만한 처리」를 추진하게 됐다는 것이다.

김 총무는 예산안이 처리된 지난 3일 하오 청와대 분위기를 재차 확인한 뒤 MBC창사 30주년기념 축하연 자리에서 김 대표에게 『내일아침 찾아 뵙겠다』고 사표제출의사를 간접전달했고 김 대표는 귀가후 청와대와 연락,4일 상오의 노­김 회동 일정을 급히 마련하는 한편 지역구에 내려가 있던 이 의원을 상경토록해 측근을 보내 내정사실을 통보,경질절차를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총무의 전격사임소식이 전해지자 민자당의원들은 『김 총무의 국회운영 방식에 대해 불만이 고조돼온 만큼 어느정도 예견됐던 일』이라면서도 시기엔 의외란 반응.

반면 박희태대변인은 이날 총무경질을 공식발표하며 인책이란 인상을 피하려는듯 『온화한 성품으로 국회를 잘 이끌며 예산안처리 등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왔다』고 「논공」.

박 대변인은 또 『김윤환총장과 나웅배 정책의장도 사의를 표명했으나 남은 정기 국회일정을 원만히 매듭짓고 총선대비를 서둘러야 하므로 두사람의 경질은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는게 당지도부의 결론』이라고 말해 부분개편된 당직진용으로 선거에 임할 것임을 강조.<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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