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후 최대규모의 단일 재야조직이라는 「민족주의 민족통일 전국연합」(약칭 전국연합)이 결성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13개의 부문별단체와 8개의 지역단체 등 21개 재야단체가 한덩어리로 뭉친 시점이 우선 주위의 시선을 끌고도 남는다. 내년도에 있을 4대 선거에 대비해서 재야단결을 행동으로 보인것이 가장 눈에 띈다. 총선과 대통령선거 등 4개 선거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력을 행사해보겠다는 결의가 특히 돋보인다.선거에서의 영향력행사 방식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될지는 알수없지만 내년 선거에 후보를 내세워 참여하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야당과 연대해서 후보를 내든,단독으로 후보를 내세우든 총선 등을 통해 제도권 정치진입을 시도한다는 것 자체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할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뛰어든 선거에서 국민의 지지를 얼마나 받을 것인가는 별개의 문제이다. 기성 정당이든 재야 세력이든 선거에서 심판은 국민이 내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재야단체는 87년의 6월 항쟁을 정점으로 하여 민주화운동에 많은 공을 세운게 틀림없지만 막상 현실 정치무대에서는 푸대접을 받아왔었다. 87년 대통령선거때에는 자체분열로 성과를 보지못했고 가까이는 지난 6월 강경대군 사건에도 불구하고 시도의원선거에서 민자당에 압승을 안겨주었던 것이다. 과격시위에 염증을 느끼고 불안해하는 국민들이 지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외의 시국상황도 재야진보세력에게는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공산주의의 몰락이라는 세계적 추세도 그렇고 국내의 분위기도 보수화 경향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야당 통합이라는 최근의 정치정세 변화도 그렇고,진보정당인 민중당의 출현 역시 「전국연합」의 앞날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결성식이 있던날 경찰의 원천봉쇄에 부딪쳐 벌어진 과격시위의 현장을 보면 「전국연합」의 장래가 험난하리라는 예상을 충분히 할수 있을것 같다.
선거를 통해 현실정치에 참여하려는 재야단체의 뜻은 환영할 수 있지만 화염병을 던져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는 과격한 행동엔 국민들이 눈살을 찌푸린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전국연합」의 이미지가 그런식으로 국민에게 박혀 있는한 선거에서 좋은 반응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또 하나 재야의 통일 노력 운동에서도 「북한은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할것이다. 상대방은 교조적인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고집하면서 조금도 달라진 게 없다는 실상 파악에서 재야의 통일운동이 전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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