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점 부끄럼이 없기를…』하고 민족시인 윤동주가 노래했듯이 그 어느분야보다도 순수하고 진실되어야만 하는 것이 바로 예술의 세계다. 티 하나없이 맑아 언제,어디서나 한점 부끄러움이 있을래야 있을 수 없을 때 비로소 참다운 예술혼이 살아 숨쉴 수 있고 창조적인 문화예술이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이다. 부정과 위선이 판치는 혼탁함 속에서는 왜곡된 잔재주만 독버섯처럼 가지를 칠뿐 참다운 문화예술은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연초부터 음악과 무용서 예능계 대학입시 부정이 게속해서 터지더니 이번에는 미술계에서 작품표절이 드러났다. 지난 9월에 열렸던 대한민국 미술제의 서양화 부문 대상 수상작인 조원강작 「또 다른 꿈」이 외국사진 작품의 표절임이 수상 2개월만에 밝혀졌다고 한다.
미술작품의 표절문제는 우리 화단의 해묵은 고질로 되어왔다. 유명작가의 작품이 표절시비에 휘말려 격렬한 논란을 벌이기도 했고,공모전의 수상작이 뒤늦게 표절로 낙인찍혀 수상 취소를 당한 예도 적지 않으며 바로 2년전에는 미술대전의 동양화 부문서도 수상취소의 소동이 벌어졌었는데 이번에 문제된 「또 다른 꿈」은 작품분위기·구도·색조 등을 그대로 복사하듯 베껴냈기 때문에 굳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눈에 판별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창작을 생명으로 하는 예술세계에서 작품표절이 얼마나 위선적이고 비양심적인가 하는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티없이 맑아 한점 부끄럼이 없어야 할 예술세계에 감히 작품표절을 엄두라도 내는 작가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문화예술의 혼탁과 타락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하겠는데,국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고 참신한 예술가의 등용문을 간주되는 미술대전서 작가양심을 헌신짝처럼 내동댕이친 표절행위가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는 것이 염려스럽기만 하다.
이번에 표절작품으로 수상한 작가도 명문대학과 대학원을 마쳤고 현재는 대학강단서 후학을 지도하고 있다고하니 그가 명문대학과 대학원서 수련한 예술정신은 무엇이었으며 현재 대학강단서 후학들에게 심어주는 예술관은 무엇인가.
이번 표절은 한 젊은 미술학도의 제보로 밝혀졌다고 하는데 정보의 홍수시대라고는 하더라도 외국 유명 출판사 간행사진집 수록 작품의 표절 사실을 까맣게 모른채 수상작으로 뽑은 심사위원들의 맹목도 한심스럽다.
이같은 표절행위는 화단의 종파주의와 공모전의 왜곡된 권위의식에서 발단한 것으로 현재 미술협회가 주관하는 미술대전이 과거 국전의 병폐를 개선하지 못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다.
화단뿐만 아니나 문화예술계 그리고 모든 예술인이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이 없도록 작가의 양심과 예술혼 회복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