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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대책 제대로 세워라/지하철 붕괴사고 너무 잦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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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대책 제대로 세워라/지하철 붕괴사고 너무 잦다(사설)

입력
1991.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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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뜸하더니 지하철 공사현장사고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27일 밤 있은 영등포구 당산동 지하철 5호선 14공구의 공사장 노면붕괴사고는 지난 17일 밤 발생한 성동구 마장동 지하철 5호선 36공구의 붕괴사고가 있은지 꼭 10일만에 일어난 똑같은 유형의 붕괴사고라는 점에서 예사롭게 보아 넘기기가 어렵다. 지난 9월27일 과천 지하철 4호선 연장공사구간에서 발파작업중 터널공사장 내부의 토사가 무너져 내려 인부 4명이 한동안 갇혔다가 구출됐던 사고까지 합하면 두달사이에 3건의 지하철 공사현장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더 큰 사고를 예고하는 선행사고같기도 해 마음을 놓을 수 없다.3건의 사고에서 인명피해가 없었던 것은 불행중 다행이라 할수도 있겠지만 지하철공사의 특수성으로 미뤄볼때 바짝 긴장할 필요가 있다. 도시가스관이나 상수도관이 끊기고 인근 건물의 붕괴 등에 따른 재산피해도 엄청나지만 공사장주변 주민들이 당해야하는 불편과 불안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공사현장사고가 이처럼 잦은것은 NATM방식인 소위 터널식공법을 무리하게 채택하기 때문이라는 말도 들린다. 절개식공법(오픈 커팅메소드)을 채택해 위에서부터 파내려가는 방식을 사용하면 붕괴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논의도 일고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우리는 최근 두달사이에 일어난 3건의 공사현장 붕괴사고가 반드시 공법의 문제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특히 공사비를 절감하기 위해 시공회사가 NATM공법으로 바꿔 시공해서 사고가 자주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일수도 있다고 본다. 공법의 선택은 시공청에서 설계도면에 의해 하는것이며 NATM공법은 번화한 대도시의 도심공사와 지하 30m 이하를 내려가는 지하철공사에서는 지반이 특별히 약하지않는한 어쩔 수 없이 채택해야하는 공법이다.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사고가 더나고 덜나고 하는 문제는 공법에 달려있다고 보기보다는 공사를 하는 사람들의 시공자세에 달려있다고 해야할 것이다. 안전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하면 공법이 어떻든 사고는 나게 마련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되새기는 일이 사고를 줄이고 예방하는 첩경이라할 것이다.

그러고보면 우리가 지하철 공사현장사고의 빈발을 나무라고 경계하는 것은 혹시나 그 원인이 지하철 운행의 잦은 사고라든가 산업현장의 늘어나는 산재사고에서 보듯이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않는 부주의와 정신해이의 만연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해서이다.

지하철 공사현장의 사고원인은 물론 철저히 규명되고 같은 사고의 재발은 물론이며 새로운 사고 역시 예방돼야 한다. 제2 지하철 94.5㎞를 연장 공사하는 2·3·4호선과 신설하는 5·7·8호선의 공사구간이 83개소나 된다. 이 많은 공사현장에서 사고가 연달아 일어나고 대형사고까지 발생하는 경우를 상상해 보기 바란다. 정말 아찔할 일이다. 공사감독청인 서울시에 최우선적인 안전대책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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