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침 없었다”에 잠시 술렁/“우리는 하나다” 작별포옹/북 대표,방북인사 가족방문 요청하기도「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서울토론회의 개막 3일째를 맞아 남북한 및 일본 여성대표는 27일 상오 9시40분 국내 여성계 인사 2백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종로구 평창동 라마다올림피아호텔에서 일본측의 「평화와 여성」 발제로 3차토론회를 가졌다.
발제자인 일본의 시미즈 스미코대표(참의원 의원)는 『일본의 식민지배와 전후배상 미진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사죄한다』고 말한뒤 『한반도와 아시아의 비핵군축·평화를 위해 다같이 노력하자』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하오로 예정됐던 북 대표단의 이대방문이 신변안전 문제로 취소됨에 따라 북 대표단 일행 15명은 남측대표,서울토론회 집행위원들과 함께 하오3시 호텔에서 남북여성 환담의 시간을 가졌으며 일본대표단은 이 시간에 따로 공덕귀여사댁을 방문했다.
그러나 여성지도자들과의 간담회는 예정대로 하오 5시40분 호텔 12층 갤럭시룸에서 열렸으며 이자리에는 3국 대표와 교회여성연합회 박순금회장 등 11개 교회여성단체 지도자,한국여성의 전화 김계정 대표 등 여성단체 연합 산하 10개 단체장 등 총 54명이 참석했다.
북한대표단은 28일 하오로 예정됐던 서울시내 남대문시장·롯데백화점 방문을 취소하고 대신 방북인사 임수경·문익환목사의 가족을 방문,위문품을 전달하고 싶다고 주최측에 요청했으나 정부는 이를 절대 불허한다는 방침이다.
○…토론회에서 북의 토론자인 홍선옥대표는 사회자의 수차례 제지에도 불구하고 북의 팀스피리트 비난,연방제 통일방안 주장 등을 할당된 발언시간 15분을 훨씬 넘기면서 계속 주장.
특히 그가 북의 남침은 없었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있다면 북침위협뿐이라고 말하자 장내는 어이없다는 듯한 웃음이 터지면서 잠시 술렁거려 홍대표도 잠깐 당황한듯 말을 끊기도.
그러나 그가 『우리는 이미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는데 다시 이 땅에 전쟁의 포성이 울리게 할 수는 없지 않느냐. 우리 여성들은 우리가 잉태해 기른 자식들에게 평화로운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단지 전쟁의 위협에 떨거나 불안해하지만 말고 평화를 이루는데 힘을 합쳐나가자』고 말했을때 참석자들은 일제히 박수로 공감을 표시.
○…이번 행사의 토론 프로그램으로는 마지막이 되는 27일의 3차 토론회를 마친뒤 참석자들은 손에 손을 맞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노래한뒤 통일묵상을 올리는 것으로 장내를 마무리.
북한대표단 여성들은 곳곳에서 우리 청중들의 따뜻한 포옹을 받았으며 서로 『우리는 하나다』 『평양에서 만납시다』라는 말로 작별인사를 나눴다.
북의 여대표는 장내를 돌아다니면서 여러 인사들과 악수하며 껴안았는데 특히 고 전태일의 어머니 이소선씨를 보자 『전태일열사의 어머님』이라며 더 뜨겁게 안기도.
○…신변안전 문제로 이대 방문이 취소되자 북한의 여연구대표는 『나같은 늙은이를 누가 해치겠느냐』고 불만을 표시하면서 『예전에 피아노를 치던 피아노실을 둘러보고 싶다』고 말하며 몹시 서운한 표정.
○…상오의 토론회를 마무리하는 인사말에서 우리측의 이우정대표는 『남북 상호간의 인식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만도 수확』이라고 평가.
그는 『이번 모임이 앞으로 상호 신뢰구축에 보탬이 될 것으로 믿는다』며 서로가 서로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되 문제의식을 공유함으로써 얼킨 실타래를 풀듯 차근차근 서로를 이해해 나가자고 호소.
○…27일 하오 5시30분 호텔 12층 갤럭시룸에서 있었던 남북한 및 일본 여성대표와 국내 여성지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국교회 여성연합회 박순금회장은 내년 5월24일 연합회의 25주년 기념행사에 평양 봉수교회 이성봉목사와 교회성가대를 초청하는 초청장을 전달.
이 자리에는 북의 여연구,김선옥,이연화,정명순대표가 우리가 선물한 한복을 입고 나와 눈길.
북의 여연구대표는 전날밤 10시께 우리측 이효재대표의 방으로 와서 북의 선물한복을 우리측에 전달하고 선물받은 한복을 직접 입어보기도 했는데 「꼭맞고 참 아름답다」며 즐거워했다.
한편 북한이 우리대표에게 선물한 한복은 한결같이 소매가 길어 모든 일정을 마치기전에 손질해 입고 나올 계획.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