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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씨 공판 유서필적공방 주변/팽팽한 논전… 빵·김밥 먹으며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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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씨 공판 유서필적공방 주변/팽팽한 논전… 빵·김밥 먹으며 강행

입력
1991.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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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모르는 일인 감정은 수치” 검찰반대/고령불구 오니시씨 끝까지 증언 노익장○오니시씨에 호통도

○…오니시씨의 증인 채택전부터 감정결과의 공신력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검찰은 재판에 앞서 재판부에 『한글을 모르는 오니시씨가 개인적으로 감정을 의뢰받았으므로 공신력이 없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결과가 있음에도 일본인 감정가를 법정에 세우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증인채택 반대의견을 재차 제기.

검찰은 오니시씨가 일부 자음과 모음의 획수나 필법에 대한 감정이 잘못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자 오니시씨가 앉아있는 증언대를 손바닥으로 치며 호통을 치기도.

○…오니시씨는 상오에 진행된 변호인측 증인신문에서는 유서가 강씨 필적이 아니라고 자신있게 진술했으나 하오2시부터 진행된 검찰측 반대신문에서는 검찰의 역공에 밀려 자신의 실수를 일부 시인하는 등 당황하는 모습.

오니시씨는 김씨의 유서에 나타난 자음중 ㅁ이 44개인데도 42개로 계산하는 등 기본적인 자모형태로 구분하지 못한 상태에서 감정을 한것은 신빙성에 의문이 간다는 검찰의 반박에 대해 『한글을 잘몰라 실수를 한 부분이 있었다』고 시인.

오니시씨는 또 감정오류를 시인할 용의가 없느냐는 검찰의 질문을 받고는 『본인은 일본경시청에서 필적감정업무를 시작하도록 한 장본인이며 강습회도 여러차례 열었다』고 동문서답.

○재판부·방청객 기진

○…재판시간이 13시간을 넘겨 자정께까지 가자 재판부와 방청객·보도진 모두 지친 표정이 역력했으나 73세 고령의 오니시씨는 의외로 끝까지 증언을 계속하며 노익장을 과시.

법정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니시씨의 건강을 염려했으나 정작 오니시씨는 통역을 담당한 사법연수원 허숙교수에게 귓속말로 『위스키를 한잔 마셨으면 좋겠다』고 속삭이기도.

○…오니시씨는 『감정한 글씨가 한글이고 필적중 사본이 상당수이지만 한글이라고 해서 감정상 특별한 어려움은 없으며 사본으로도 감정은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사진에 첨부된 사진자료(글씨확대 대조사진)를 기초로 자신이 작성한 10장 분량의 「국과수 감정결과에 대한 반박자료」를 재판부에 제출.

○오늘 공판 속행키로

○…이날 공판은 오니시씨의 진술을 사법연수원 일본어 강사가 우리말로 통역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데다 검찰이 1백여항이 넘는 반대신문사항을 준비,세밀하고 집요하게 신문을 계속하는 바람에 자정이 가까운 밤11시40분께까지 진행되는 사법사상 초유의 마라톤 재판기록을 수립.

재판부가 전례없이 다음날인 28일 상오10시부터 공판을 속행,변호인 보충신문을 진행키로 함에따라 이 사건 재판은 또 새로운 기록을 수립.

○방청객 20여명뿐

○…이날 방청석에는 강 피고인의 어머니와 KNCC 관계자 등 20여명만이 방청해 2백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법원이 썰렁한 분위기.

○…재판부가 하오8시께 『배가 고프지 않느냐』고 묻자 오니시씨는 곧 재판이 끝나리라고 생각한 탓인지 저녁을 먹지말고 재판을 진행하자고 했다가 최소한 하오10시를 넘을것 같다는 재판부의 설명을 듣고는 『우선 저녁을 먹자』고 태도를 변경.

이에따라 재판부를 비롯,변호인과 검찰관계자,오니시씨 등은 법원직원들이 외부에서 급히 사온 햄버거로 간단한 식사를 한뒤 재판을 속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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