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후 6색의 리본으로 통일댕기잇기/국회 견학 여성의원과 만찬… 이대 방문 취소「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서울토론회의 북한 일본 대표단은 우리대표와 여성계 인사 등 2백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26일 라마다 올림피아호텔에서 상오9시30분,하오2시 각각 1시간30분씩 두차례의 토론회를 가진데 이어 하오5시40분 국회를 방문했다.
「가부장제 문화와 여성」을 주제로 우리측이 발제한 제1토론회에서 발제자 조형교수(이대·사회학)는 『남북분단으로 인한 대결 상황은 군사문화를 재생산,여성억압의 가부장적 전통을 강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대해 북측 토론자 김선옥대표는 『가부장제가 곧 여성억압의 원인이라고 보는것은 피상적 인식』이라며 『남한에서의 여성문제는 식민잔재가 청산안된 상태에서의 제국주의적 영향이 참원인』이라고 반론을 제기,여성문제를 보는 남북의 시각차를 보여줬다.
하오의 제2토론회는 북측이 「통일과 여성」을 정명순대표가 발제했는데,정 대표는 『분단에 따른 전쟁위협 아래서 여성들은 남편과 자녀의 안위를 걱정하며 누구보다 고통을 겪고있다』고 전제한뒤 『여성들이 통일의 한쪽 수레바퀴를 떠밀고 나가는 주역이 되자』고 역설했다.
그는 통일의 선결과제로 북한의 종래주장인 미군철수,한반도 비핵지대화 및 연방제통일안을 거듭 강조했으며 북의 김일성주석이 올신년사에서 제안한 남북 당국과 정당·단체대표들의 민족통일협상회의 소집이 이뤄지도록 여성들이 힘을 한데 모아줄 것을 촉구했다.
토론을 마친뒤 남·북·일 대표단 15명은 하오6시 국회를 방문,국회 본회장 등을 둘러봤으며 박영숙(민주당) 이윤자의원(민자당) 등 현직 여성국회의원 6명과 만나 63빌딩에서 저녁만찬을 나누고 환담했다.
한편 27일로 예정됐던 북대표단의 이대 방문은 이대 학생회가 대규모 환영집회를 준비하고 있어 신변보장이 어렵다는 내무부당국의 통보에 따라 주최측에서 일정을 취소했다.
○북 대표 입경 2일째
○…이날 토론회의 압권은 하오 북측발제(통일과 여성)의 토론이 끝난뒤 연출된 통일댕기 잇기.
참석자들은 입장때 주최측이 나눠준 빨강·노랑·파랑·오렌지·분홍·초록의 폭 5㎝ 길이 50㎝ 가량의 리본에 통일을 염원하는 글귀를 써서 옆사람과 길게 묶어 잇고는 모두 일어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며 감동적인 장면을 이뤘다.
통일댕기잇기는 한국기독교회협의회가 분단 50년째인 1995년까지 통일을 이루자며 88년 95년을 통일희년으로 선포한 이래 해마다 교회여성·교단 여성 모임에서 해온 것으로 통일을 간구하는 마음을 한데 묶어 백두에서 한라까지 잇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
북한의 김선옥대표는 『통일댕기잇기를 하니 가슴이 뭉클하고 당장 통일이 된 듯 벅차다』고 소감을 피력.
홍선옥대표도 『통일만이 여성의 삶이요 분단은 곧 죽음』이라며 『겨레를 살리고 여성이 심는 통일을 이루자』고 말했다.
북한대표 김옥희씨는 기독교도답게 『하나님이 이사야와 에스겔에게 약속하신 통일경륜과 계약을 우리주 예수안에서 이룰 수 있도록 다함께 기도하고 봉사하자」고 리본에 썼다.
그는 여성은 2명뿐인 평양신학대학원 졸업반 학생으로 평양 봉수교회 전도사이기도 하다.
○…우리측이 발제한 상오 토론회에서는 북한의 김선옥,일본의 와타나베 미네대표가 토론자로 나섰으나 청중들의 질문이 김 대표에게 집중돼 북한여성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드러나기도.
북한에서 「여성다움」은 무엇을 뜻하는가,사회주의는 여성해방 체제라고 하는데 북한도 과연 그러냐,북한에는 어떤 성차별 관행이 있느냐 등 북한여성의 현재지위를 묻는 질문이 계속 쏟아졌다.
이에 대해 북한의 김 대표는 『북한은 사회주의 혁명으로 여성해방이 이미 이뤄졌으며 다만 낡은 봉건적의식이 아직 여성들에게 남아있는 부분이 없지않아 이를 해소하는게 과제』라고 소개.
○…이북5도 청년연합회(대표의장 이상철)는 분단이후 최초로 이루어진 북한 여성대표단의 서울방문을 계기로 이산가족 재회를 위한 대화재개가 이루어지기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
연합회는 이 성명에서 『여연구대표가 회한에 차 눈물을 흘리며 부친묘소에 성묘하는 모습을 보며 한맺힌 혈육이산의 비통함을 되새기게 된다』며 『북한당국은 70세 이상 고령자만이라도 고향을 찾을 수 있도록 자유로운 상호방문을 허용해 줄 것』을 촉구.
○…2차 토론회를 마치고 국회방문에 나선 남·북·일 대표단 15명은 하오5시40분 국회의사당에 도착,도영심의원(민자)의 안내로 국회본회의실 의원회관 국회도서관 등을 40여분 동안 둘러봤다.
본회의장에서 도 의원이 발언대에 한번 서보라고 북측 대표들에게 권유하자 『통일국회의 개·폐막식에서나 서보겠다』며 북측 대표들은 끝내 사양.
하오6시께 국회방문을 마친 대표단들은 여의도 63빌딩 58층 튤립홀에서 이윤자 민자당의원 박영숙 민주당의원 등 여성국회의원 6명과 만찬을 같이하며 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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