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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14대 공방(한국일보 월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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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14대 공방(한국일보 월요포럼)

입력
1991.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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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승부처” 여야 필승 칼갈이/“사실상 단일구” 지역간 공동전선/민자/거물급 새얼굴 대거 내세워 맹공/민주국회의원선거로 시작돼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장과 대통령선거로 이어질 내년의 정치무대는 정권의 향방이 걸려있음은 물론 우리 정치사가 일찍이 경험해본적이 없는 「모험지대」로 간주되고 있다. 이같은 연속적인 선거일정 중에서도 특히 첫테이프를 끊게될 총선은 차후의 각급선거에 결정적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사항이다. 따라서 여야 정치권은 불과 3∼4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대비해 사실상의 선거체제에 들어가 필승전략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여기서 여야가 사활을건 승부처로 인식하는 지역은 두말할나위 없이 서울 등 수도권. 중앙집권적 속성이 축적돼온 우리의 정치,사회적 풍토에다가 정파간 지지기반의 지역성이 뚜렷이 분화돼온 현실에 비춰볼때 14대 총선에서 수도권이 차지할 상징성은 그 어느때보다도 막대하기만 하다.

○중요성

수도권이 차기 총선에서 집중 시선을 받게되는 우선적인 이유는 한마디로 지역편중성에 대해 중립적이기 때문이라고 할수 있다. 영·호남,혹은 호남대 비호남이라는 정치구도가 극복돼야할 폐단임이 분명한 것과는 별개로 어느덧 현실정치운용의 「기본원리」로 자리잡고 있는게 우리현실이다. 따라서 선거결과의 정치적 의미가 이같은 지역적 「중립지대」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수도권지역에서의 승패야말로 각 정파의 지지지역에서의 결과를 압도하게 될것이고 수도권을 장약하는 정파가 그 이후의 정국주도권을 확보하게 되리라는게 일치된 견해들이다.

이처럼 여야가 사활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수도권은 의석수에 있어서도 전체의석의 3분의 1에 가까운 90석 가량의 의석을 지니고 있다. 현행 선거구를 기준으로해도 ▲서울 42 ▲인천 7 ▲성남 수원 부천 안양이 각각 2개 선거구를 갖고있는 과천 의정부 구리 광명 평택 안산 고양 등 서울과 인접한 생활권으로 정치의식의 성향과 수준이 유사한 특성을 보이는 곳 등을 포함하면 70개 지역에 육박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구 획득비율에 따른 전국구의석을 20석 정도로 계산하면 90여석에 달한다. 이들 지역이 상호연관성을 지니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전체의석의 3분의 1 정도가 단일선거구 개념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차지할 수도권의 중요성은 이같은 산술적 가치를 뛰어넘는 다는게 중론이다.

○여야의 전략

여야는 이렇듯 14대 총선에서 수도권지역이 갖는 중요성을 십분 감안,치밀하고도 다양한 수도권공략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민자당은 전통적으로 수도권지역이 야세가 강했던 사실을 중시,다른 지역과는 별도의 특별대책을 마련중이다.

아직 확정단계에 이르진 않았지만 이 지역 지구당위원장들이나 실무당직자들간에 활발하게 검토되고 있는 전략은 한마디로 수도권 전체를 「단일선거구」 개념으로 파악,전후보가 공동대처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특히 야권통합에 따른 강야의 출현과 일부 인사들이 추진중인 신당 등이 수도권 특유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경우 선거구별 각개약진은 사실상 무의미해질 공산이 크다고 보고 이에 맞서기 위해서는 탄탄한 연대아래 「조직적 대응」이 절대 필요하다는게 민자당의 판단이다.

민자당은 또 영남 호남 그리고 충청지역은 지역적 연고의식이 강해 일반적인 현안들이 선거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비교적 승패를 점치기 쉬울 것이라는 판단도 하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의 경우 선거이슈가 무엇이 되느냐에 따라 선거주도권이 판가름 날것이기 때문에 이슈자체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게 민자당의 판단.

예를들어 경제정책실패·3당합당의 정당성여부·여권내부의 갈등 등이 야당의 정치공세에서 호재로 작용할 소지가 매우 크다고 보고 예상되는 이슈별 홍보전략과 대응전략을 짜고 있다.

이에따라 서울의 경우 오래전부터 홍보대책반을 편성,세부계획을 점검중이며 이와는 별도로 3∼4개 특별대책반도 가동할 예정이다.

민자당은 이와함께 여권후보들의 난립이 여당후보들에게 치명타를 안겨줄 우려가 있다는 판단아래 찬여무소속후보 등을 사전교통정리해 「1여대 다야구도」의 선거를 치를 계획이다.

민주당의 수도권 대책은 ▲인물위주의 「스타전략」 ▲거대민자에 대한 견제홍보 및 ▲대여공격용 선거이슈개발이라는 3가지 요체를 중심으로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야당통합이라는 대전제가 주포로 등장할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있다.

민주당은 비중있는 인물영입을 성공적으로 해내야하는 것이 통합야당의 면모를 과시할 수 있는 첫 관문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닫고 있다.

민주당은 영입목표인 30명이 충원될 경우 이중 20여명선을 수도권지역에 집중투입,통합을 계기로 질적인 변화를 맞게된 야당의 모습을 유권자에게 부각시키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영입인사의 3분의 2를 수도권에 집중배치하는 것은 민자당 총선전략의 기본축이 호남대 비호남의 대결구도를 유인하는데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 호남대 비호남구도에 맞서기 위해서는 김대중 공동대표의 지역적 이미지를 신진인사를 대거등장시킴으로써 상쇄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두어야 92년의 대권고지가 가시권에 들어올 수 있다는 절박한 필요도 깔려있다.

민주당은 수도권 유권자들의 높은 정치의식 등으로 미루어 이곳에서의 성과에 상당한 기대를 하고 있다. 김 대표와 이기택 공동대표 그리고 영입인사들이 수도권의 몇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 집단홍보에 나설경우 민주당 바람이 일것이라는 계산도 하고 있다.

이와함께 지식계층과 소외계층을 상대로 거여의 부작용을 집중 홍보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그러나 지난 기초 및 광역의회선거를 통해 부쩍 강화된 여당의 말단조직이 적지않은 장애가 될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역대 결과

지난 12·13대 총선과 정당공천이 허용됐던 광역의회선거 결과를 보면 서울의 경우 12·13대 총선에서는 야당이 이겼으며 가장 최근(지난 6월) 실시된 광역의회 선거에서는 여당이 압승했다.

또 12대를 제외하고는 서울에서의 승리가 곧바로 전국적 승리로 이어졌다.

1구2인제로 실시된 12대의 2·12총선의 경우 정치규제에 묶였다 풀려난 해금인사들이 주축이 된 신생 신민당이 신당돌풍을 일으켜 전체 28석 가운데 14석을 차지했으며 집권 민정당은 13석,당시 제1야당이었던 민한당은 1석에 그쳤다.

13대에선 평민당이 황색바람으로 42석중 17석을 차지했으며 민정·민주당이 각각 10석,공화당이 3석,무소속후보가 2석을 차지했다.

평민당은 서울승리의 여세를 몰아 여소야대 정국에서 제1야당으로 부상했고 정국주도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3당합당후 여야정당이 처음 격돌한 광역의회선거에선 1백32석중 민자당이 무려 83.3%인 1백10석을 차지,압승을 거뒀다.

이에 반해 야당은 야권통합의 지지부진 등으로 고전,신민 21석,민주당은 겨우 1석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민중당과 무소속후보는 단 1석도 내지못했다.

○변수와 전망

총선이 다가오고 있지만 현시점에서 총선의 양상과 승패를 가름할 변수를 정확하게 조망하기는 매우 어렵다. 가뜩이나 취약한 우리의 정치구조는 이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여와 야의 기존판도 및 체질·속성 나아가 현정치상황을 고려하면 몇가지 개연성만은 파악해 볼 수 있지않나 싶다.

우선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많은 부동표가 결정적 열쇠를 쥐고 있다는게 선거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지난 3일 한국일보사와 문화방송의 공동의뢰로 미디어리서치사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마음에 드는 정당이 있다는 응답자가 민자·민주·민중 등 3당을 합쳐 전체의 27.5%에 그친반면 「마음에 드는 정당이 없다」는 응답자는 2배가 훨씬 넘는 66.9%나 됐다.

이는 호남 47.2% 영남 36.7% 보다도 훨씬 높다. 이들 부동층은 선거막판에 가서야 참여 여부는 물론 지지후보를 결정할 것으로 봐야한다.

또 기존 민자·민주 양당 외에 새로 출범한 신당(여·야 포함)이 어느정도 선전하느냐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같은 맥락에서 신당에 참여하진 않으면서 개별적으로 나설 거물급 무소속후보군도 눈여겨봐야할 상대들이다.

이와함께 아직도 안개속에 가려져있는 민자당의 대권후보구도의 전개방향과 그에따른 각계파의 대응이 의외의 복병으로 등장할 공산도 크다.

이밖에 선거때마다 돌출이슈나 사건이 일반인의 예상을 뒤엎고 선거전의 향방을 좌우해온게 우리의 풍토이고보면 이번 총선에서도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은 항상 배제하기 어렵다.

이렇게 본다면 14대 총선이야말로 과거 어느때 보다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치러지게되고 그만큼 전망 또한 예측을 불허한다고 할 수밖에 없을것 같다.<김종래·조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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