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용기 정치국 진출 “관심”/농촌개혁 싸고 격론 예상【홍콩=유주석특파원】 중국공산당은 25일부터 중앙위 전체회의를 열어 정치국 등 지도부 인사개편안과 농업문제를 중심으로한 당면 경제정책,노선을 토의한다.
당초 지난 8월초 소집예정이던 것이 7∼8월 동부지역을 휩쓴 대홍수 때문에 9월 하순으로 연기된데 이어 8월 하순의 소련정변후 다시 연기되었고 그동안 지도부내 보혁갈등을 거치면서 회의의제도 원래 계획과 크게 달라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8중전회의 중심의제는 ▲지도부 인사개편 ▲대홍수 피해를 계기로한 수리사업과 농촌개혁 등 농업문제 ▲새로운 국제정세 및 이에따른 「화평연변」(평화적변혁) 대응책 등 크게 세가지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지도부인사 개편인데 내년의 14차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고실권자 등소평의 후계구도를 판가름할 대규모 인사변동이 있으리라는 것이 당초의 지배적 예상이었다. 그러나 소련공산당 해체이후 국내외 정세가 급변하고 다시 안정이 강조되면서 이번 8중전회에서의 인사개편은 소폭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먼저 혁명세대 원로들의 자녀,이른바 「태자당」중 일부인사의 중앙위진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추가화(부총리·국가계획위 주임),주용기(부총리·국무원 생산판공실 주임),양백빙(중앙군사위 비서장·해방군 총정치부장) 등 3명의 정치국 진출도 유력시되고 있다. 이들의 정치국원 승진이 실현되는 경우 이는 과거 호요방·조자양·호계립의 실각으로 생긴 정치국의 오랜 비정상적 공백을 메우는 것과 함께 내년 14차 당대회를 위한 길닦기인사로 평가될 것이다.
이들중 추가화는 현재 이미 중앙위 정위원의 신분으로 그의 정치국 진출은 기정사실로 생각되고 있으나 중앙위 후보위원인 주용기가 정위원을 거치지않고 곧장 정치국원으로 뛰어오를 것인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일부에서는 주용기가 이번 8중전회에서 일단 중앙위 정회원으로 승격돼 정치국의 후보위원겸 서기처서기로 승진하는 선에서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도 관측하고 있다.
양백빙의 정치국원 승진설에 대해서도 내년 14차 당대회까지는 어려우리라는 관측이 함께 나돌고 있다.
한편 그동안 서방언론이 계기가 있을 때마다 실각 가능성을 보도했던 이붕총리는 최근 오히려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들이다. 지난 10월 그는 지방을 순시하며 국영기업의 활성화와 개혁개방의 가속을 역설,마치 최대개혁파로 변신한 듯한 느낌마저 주었다. 따지고보면 이는 그 자신의 견해라기보다 이른바 「경제구당론」으로 표현되는,보혁갈등끝에 당지도부가 내린 단결우선의 공동인식을 말하고 있는 것뿐이다. 경제건설을 위해 개혁개방을 계속해야 한다는 총론에도 표면상 이의가 없다. 그러나 막상 국영기업과 농촌개혁 등 구체적인 정책을 놓고는 그것이 결국 정치적 이해·기득권 유지와 관련이 되는만큼 보혁간 갈등이 내연하고 있다. 지난 9월 광명일보와 인민일보를 통한 「사상해방」 논쟁,「성사성자」(모든 개별정책은 그것이 사회주의의 것인가,자본주의의 것인가를 따져야 한다) 논쟁 등은 그 좋은 본보기이다.
지난 87년 13차 당대회때 채택된 등소평의 「1개 중심,2개 기본점」의 기본노선을 재확인한 상태에서 이번 8중전이 열리게 됐다. 경제건설이 중심이고 4향견지,개혁개방이 2개 기본노선이다. 등의 강경한 개입에 따라 중앙공작회의가 이를 재확인한후 양상곤과 특히 강경보수파 경제이론가로 꼽혀온 부일파 등이 개혁개방의 심화가속에 공개지지를 표시했다. 부일파가 제출한 장문의 「강령성」 경제보고는 국영기업의 주식발행제도 확대,개체호 또는 사채허용,물가개혁확대 등 구체적 개혁조치를 건의하고 있으며 이들 내용은 이번 8중전회의에서 공식채택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8중전회는 이와함께 농업문제를 집중토의,농촌개혁에 대한 새로운 중요문건을 채택,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8년 11기 3중전회 이후 인민공사제를 폐지하고 전국적인 농가생산책임제를 도입하면서 농촌경제는 큰 변화를 일으켜왔으나 근본적인 개혁에는 이르지 못했다. 더욱이 근년들어 농업발전이 정돈상태에 빠지고 올여름 대홍수피해가 겹치면서 농업수리시설과 지방재정문제를 두고 큰 논쟁이 야기돼왔다. 인력·물자·재력을 집중동원해 대규모 집단수리사업을 벌여야하며 이를 위해 중앙통제경제를 강화하고 심지어 과거 인민공사식의 동원체제도 검토해야 한다는 보수파의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농가생산책임제를 부인하고 또다시 사회주의 집체화로 복귀할 경우 인구의 8할을 차지하는 농촌지역과 농업경제는 대혼란과 동요를 야기할 우려가 크다. 이 때문에 지난 9월의 정치국회의는 농촌정책의 「당분간 불변」을 결의,잠시 논쟁을 잠재웠으나 이중 8중전회에서 이 문제로 다시 격론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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