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장 경영 강경구씨 내달 50쌍 계획/“앞으론 전국의 모든 부부에 기회개방”서울 성북구 길음동 21 장안예식장 대표 강경구씨(60)는 그 어느해보다도 행복한 기분으로 올 연말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76년 이 예식장 개업과 함께 시작한 무료 합동결혼식이 15년만에 마침내 「1천쌍 돌파」라는 대기록수립을 앞둔 때문이다.
경북 상주 두메산골에서 태어나 『고향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9살 어린나이로 무작정 상경,온갖 고생끝에 자수성가한 강씨는 장안예식장을 열면서 한해도 빼지않고 매년 2∼3차례씩 성대한 무료 합동결혼식을 치러왔다. 지금까지 강씨의 주례로 식을 올린 부부는 모두 9백55쌍.
강씨는 다음달 5일 다시 50여쌍을 위해 무료결혼식을 치러줄 예정이다. 강씨는 지금까지는 우선 이웃부터 돕자는 생각에서 구청과 협조,주로 성북 구민들로 대상을 한정했으나 1천쌍 돌파를 계기로 전국의 모든 어려운 부부들에게 기회를 개방,신청을 기다리고 있다.
임대료만 30만원이 넘는 신부드레스와 미용,폐백뿐 아니라 대형 기념사진까지 무료로 제공하고 강씨가 직접 주례를 맡는 합동결혼식 부부중에는 돈이 없어 결혼식을 치르지 못한 젊은 쌍이 대부분이지만 시기를 놓쳐 손자까지 본 노부부들이 뒤늦게 따로 식을 올리기 쑥스러워 합동결혼식장을 찾는 경우도 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기 보다는 예식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가장 손쉽게 남을 도울 수 있는 방법으로 무료 합동결혼식을 생각한 것일 뿐』이라는 강씨는 『남을 돕자고 시작한 일이었지만 이곳에서 식을 올리고 행복하게 사는 것을 보면 베푼만큼 보다 훨씬 더 큰 기쁨을 그들로부터 되돌려받고 있다』고 말한다.
강씨는 무료 합동결혼식 외에도 지난 83년 장안장학재단을 설립,이웃의 불우청소년들에게 학자금을 대주는 등 남모르는 선행을 베풀고 있다. 지금까지 학비를 대준 학생만도 1천여명이나 된다.<송용회기자>송용회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