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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독립선언기념상」 제자리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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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독립선언기념상」 제자리 찾았다

입력
1991.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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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대문 「독립공원」에 복원/63년 탑골공원에 세워 79년 철거당해/삼청공원 방치됐다가 12년만에 안치/고 김종영씨 작품… 조각가들 “자존심·명예걸린 긴싸움”12년 동안 우리나라 모든 조각가들이 자존심과 명예를 걸고 벌여온 긴 싸움이 끝났다. 조각이 높은 크레인 줄을 따라 탑신을 향해 서서히 내려오자 지켜보던 노미술인과 후배들의 얼굴엔 감격이 넘쳤다.

16일 하오3시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의 옛 서대문구치소 자리에 새로 조성되는 독립기념공원에 「3·1독립선언기념탑」이 복원됐다.

지난 79년 12월 서울시에 의해 뚜렷한 이유없이 탑골공원에서 철거되어 삼청공원 한구석에 버려져있던 이 기념비적인 조각이 비록 본래의 위치는 아니지만 당당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우리의 현대조각사상 큰 족적을 남긴 조각가의 한사람인 전 서울대 교수이자 예술원 회원이었던 고 김종영씨가 지난 63년 광복절에 국민의 성금으로 탑골공원(구명 파고다공원)에 세웠던 이 기념탑은 그뒤 16년 동안 우표에도 등장하는 등 국민들의 사랑을 받다가 79년 파고다공원 정비사업과 함께 돌연 자취를 감추었다.

이 사실은 80년 7월 우연히 김종영씨의 차남 익태씨(39·조각가)에게 발견되었고 또한 이 조각이 삼청공원에 태극기 깃봉도 부러진 채 처박혀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때부터 김종영씨가 교수로 있었던 서울대출신 조각가들과 예술원 회원들은 원상회복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해를 거듭함에 따라 이들뿐 아니라 7개 조각단체들,미협 등이 합세했고 드디어는 전조각 단체들의 운동으로 비화되었다.

그러나 원상회복 운동이 시작된지 2년만에 김종영씨는 결실을 보지못한채 유명을 달리했고 그의 친구·후배들인 화가 이준 유경채씨,미술평론가 임영방씨,조각가 백문기 최종태 최의순씨 등이 주축이 되어 그의 한을 풀기위해 끈질긴 탄원운동을 펼쳤다.

기념탑 복원운동은 88년 독립문 앞에 독립기념공원 조성계획이 확정되면서 설땅을 찾았다. 16일 이 기념탑이 안치된 위치는 독립문에서 무악재를 바라보는 길가의 전망좋은 곳이다.

감격적인 표정으로 조각 안치과정을 지켜보던 박갑성 우성(김종영씨의 호) 기념사업회장과 차남 익태씨,제작당시 일을 함께 했던 후배 등 40여명은 『위치가 좋아 전화위복이 된 느낌』이라고 기뻐했다.

정식 제막식은 부대조각 등의 공사가 마무리되는 내년 3·1절로 예정되어 있다.

최종태씨는 『우성 선생님 10주기를 맞아 복원이 완료되어 제자·후배들의 면목이 조금이나마 서게됐다』면서 『이 기념비적인 조각을 철거한 일과 다시 세웠다는 것은 모두 미술사적인 큰사건으로 다시는 문화를 파괴하는 무모한 일이 없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박내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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