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했던 대학생들의 화염병투척이 또 시작됐다. 맞대응에 나선 경찰은 지금껏 듣도 보도못한 신형장비인 고무탄권총으로 어느새 무장,이제는 화염병과 고무탄의 대결이 벌어질 모양이다. 죽기아니면 살기라는 적대국간의 전쟁도 아니고,공권력과 시위대라는 입장만 벗어나면 모두가 우리나라의 소중한 젊은이들이다. 그런데 어쩌자고 이처럼 대결의 강도를 높여만 가려하는지 도무지 못마땅하고 더큰 불상사가 빚어질까 두루 걱정스럽다.본란에서 이미 여러차례 지적해왔듯 파출소 등 공공기관이나 건물에 대한 화염병투척은 마땅히 근절되어야 한다. 치안유지의 최일선보루이자 상징인 파출소에 대한 화염병공격은 공권력에 대한 무차별적인 도전으로 법질서파괴·국민들에 대한 불안과 부담강요 등 온갖 폐해를 유발하는 것이기에 우리는 학생들의 자제와 달라진 시대적 상황인식을 간곡히 촉구해왔던 것이다. 이미 국민들간에도 이제는 더이상 어떤 명분의 폭력행사도 거부하려는 인식이 확산,강력대응과 근절을 요구하는 소리마저 나왔었다.
이같은 분위기속에서 학생들도 한동안 자숙,화염병시위가 사라지나 했는데 최근들어 또 고개를 치밀었다. 앞서 파출소장 권총발사로 행인을 사망케했던 공방전의 도화선이 됐던 서울대생들의 파출소 습격에 이어 이번에는 전남대생 4백여명이 파출소에 화염병 1백여개를 던지고 전경 수십명을 무장해제시키는 등 난동마저 부린 것이다.
그런데 전남대생 난동을 우선 탓하다가도 그 원인중 하나가 시위저지 경찰의 쇠파이프였다고 하니 기가 막힐 일이다. 강경대군의 비극이후 절대로 안쓰기로 했던 쇠파이프가 왜 또 등장,대규모 화염병공방까지 촉발시키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참에 등장한게 바로 시위저지 「총격용」 신형무기라는 고무탄권총이다. 경찰이 자체개발,국내에서 제작한 이 권총은 금속제대신 고무로 된 탄두를 발사하는 것으로 그 충격이 대단해 몸통부위에 맞으면 사람을 곧 바로 실신시키는 위력을 가진 것이라고 한다.
문제는 경찰이 이 무기가 사람의 급소에 명중될 경우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준살상무기인데도 아직 국가공인 기관의 검사필증이나 안전성에 대한 신중한 검증절차도 거침이 없이 서둘러 사용하려는 점이다. 경찰은 이달중에 35정을 시범지급해 시험운용을 해본뒤 내년 1월까지 4백정을 전국의 대학가 파출소에 보내기로 결정했다니 솔직히 걱정이 앞선다.
화염병시위는 당연히 근절되어야 한다. 그러나 쇠파이프 사용과 실탄발사의 정당성에 대한 시비와 감정적 격돌이 끊이지 않은 이때 부작용과 피해가 엄청날 신형무기부터 서둘러 시험사용해 도움이 될게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지적해 둔다.
경찰이 화염병시위를 막겠다는 노릇이 또다른 불상사와 과격시위의 촉발원인이 되는 것도,학생들이 공권력을 얕잡아보다 강경대응과 피해를 자초하는것 모두가 어리석은 짓임을 다함께 자각해야겠다. 경찰은 성급한 고무탄권총 지급을 중지하고,학생들도 더욱 자중자애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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