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북 핵저지 교감·UR엔 입장차/APEC 서울총회 결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북 핵저지 교감·UR엔 입장차/APEC 서울총회 결산

입력
1991.11.15 00:00
0 0

◎“경제·군사적 제재” 구체거론/북 핵/농산물 언급… 상황 불리해져/UR/본래목적인 「아태 경제협력」 문제는 뒷전으로우리나라가 의장국을 맡아 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제차 아태 각료회의(APEC)는 장내에서 토의된 아태지역의 경제협력과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타결문제,장외에서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전개된 주요참가국 각료들과의 쌍무회담에 초점이 모아졌다.

이를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번 서울총회의 초첨이 「UR」와 북한의 「핵」이라는 경제·정치적 현안에 집중됐다고 할 수 있다.

UR문제에 대해서는 아태지역 15개 회원국간에 각각 상이한 입장이 노출됐으나 핵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이 지역 정치·안보상황에 최대위협 요인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졌고 구체적 공동대응 방안이 논의됐다.

▷북한 핵 쌍무회담◁

서울총회는 한반도의 최대현안으로 부각된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관련국 외무장관들이 자연스럽게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연쇄접촉하면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계기가 됐다.

양자회담이었지만 서로 번갈아가며 거의 동시에 연쇄적으로 만나 마치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간 회담의 성격을 띤 셈이다.

서울에서는 한미·한일·한중회담과 일중 외무회담이 열렸고 베이커 미국무장관의 방한전후 행선지에서의 미일외무,미중외무(예정) 회담을 포함하면 4개국이 5∼6일 사이에 모두 접촉하게된 셈이다.

4개국의 공통된 입장은 분명히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반대한다는 것이며 이를 막기위한 국제적 노력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대북 압력과 관련,한미일 3국은 모든 정치·외교적 노력을 기울인다는데 합의했다. 다만 중국이 와타나베 일본외상과의 회담에서 우려표명과 함께 『너무 강한 국제적 압력은 회피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여 북한의 입장을 궁지에 몰지 않으려고 배려했을 정도이다.

연쇄적인 외무회담에서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계속될 경우 통상적인 외교적수단 이상의 방안이 필요하다는 공동인식이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인적·물적교류의 제한,대화수준의 격하,경제제재,준군사적 위협 등 다각적 방안의 가능성이 본격 거론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대북한 압력을 행사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국가간의 입장에 따라 관련국의 입장이 다소 다르다는 점이 주목된다.

베이커 미국무장관이 최근 제의했던 남북한과 미일중소가 참여하는 「2+4」 회담방식에 대해 미일이 적극적인 반면 우리나라와 중국은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물론 미일은 한반도 문제는 남북한 당사자간에 해결돼야 한다는 우리의 원칙고수에 공감을 표명했으나 마지막 냉전지대인 동북아에서의 적극적인 역할주도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2+4」에 대한 미련을 계속 버리지 않았다.

우리의 거부감을 감안한 듯 베이커 장관이 이상옥장관과의 회담에서 「2+4」는 핵문제에 국한된 것이며 반드시 제도화된 협의체 구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힌점은 「2+4」의 성격을 보다 분명히 해주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북한이 핵문제를 다루는 다자간협의체에 참여할 가능성은 적은만큼 「2+4」 논의의 범위 및 실현여부는 좀더 지켜봐야할것 같다. 따라서 「2+4」의 발상은 미국의 중장기적 동북아 외교의 포석이라는 성격이 짙다고 봐야할것 같다.

미국이 한일과의 회담에서 소련 및 중국과 공동으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은 이미 중소와도 이 문제에 대해 상당한 교감이 이뤄졌음을 말해주고 있다고 볼수 있다.

따라서 이번 APEC을 계기로 북한의 핵무기개발 저지를 위한 한반도관련국을 축으로 한 국제적 대북압력은 구체성을 띠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UR 및 무역자유화◁

APEC 6개 의제중 하나인 UR문제는 UR협상의 타결이 임박한 시점이어서 국내외의 관심이 컸고 따라서 APEC은 입장을 보다 구체화해야 하는 보이지 않는 「압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APEC의 입장은 당초 크게 고려되지 않았던 UR선언의 별도채택으로 정리됐다.

UR선언은 「주요 협상분야에서 최근의 진전조짐을 환영하면서 농산물 섬유 서비스 시장접근 규범제정 및 지적재산권 분야에서의 큰 진전을 촉구한다」로 되어있어 당초 우리가 우려했던 농산물 부문이라는 특정부문이 거론됐다.

또 분쟁해결절차도 「다자간 무역체제에서 강화된 규범과 규율에 입각해」라고 명시돼 있어 미국의 슈퍼 301조 등 일방적 보복규정을 제한하는 규정이 빠져있는 등 우리측으로서는 만족할만한 수준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게 됐다.

우리는 APEC전의 실무회의에서 의장국이라는 점을 활용,별도의 UR선언을 하지않고 UR타결을 위한 정치적 결단을 공동성명에 포함시킨다는 전략을 세운바 있다.

이번의 UR선언이 제네바에서 진행되고 있는 UR협상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국제회의라는 점을 감안할때 쌀시장 개방 등 농산물 문제에서 우리나라와 일본 등이 불리한 형국에 몰린것만은 틀림없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초점이 UR에 집중돼 우리측이 당초 의도했던 아시아지역의 경제협력 문제는 상대적으로 등한시 됐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라고 할수 있다.

APEC의 설립 취지가 역내무역자유화를 추진하되 타지역에 대한 배타적 블록에는 반대한다는 것이었으므로 APEC참가국들은 UR가 성공적으로 타결된 뒤 이를 토대로 역내무역자유화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과의 개별 통상장관회담에서는 구체적인 현안들이 집중논의돼 긍정적 결과를 도출했다.

특히 중국과의 무역협정 연내 체결,일본과의 통상장관회담 정례화 및 쌀시장 개방 문제에서의 공동보조 등은 이번 회의에서 우리가 얻은 소득이라고 할수 있다.<한기봉·이장훈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