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 동우회등 6공 소외그룹 주축/신당·무소속련 추진 세결집 서둘러/대권 후계구도·「연희동 캠프」 거취가 최대변수민자당이 후계구도를 놓고 갈등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민정·민주·공화 3계파에 이어 여권의 「제4세력」인 5공인사 중심의 외곽세력이 14대 총선을 겨냥한 활발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이들은 개인적으로 정치적 재기를 노리고 있지만 정치적 측면에선 대부분 「명예회복」과 국민심판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한판승부를 벼르고 있다. 5공 인사를 비롯한 여권 외곽세력은 민자당 공천을 기대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각 계파간의 집안사정 및 지역구사정 등으로 인해 세결집을 서두르고 있다. 때문에 여권으로서는 92년 상반기까지 후계구도 문제와 14대 공천권 매듭 및 5·6공 화해로 표현되는 범여권의 결속이라는 3대 과제를 어떤 형태로든지 마무리지어야만하는 입장이다.
○속성과 특징
14대 총선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는 여권 외곽세력들은 근본적으로 6공 인사들과 대부분 5공 시절에 한배를 탔던 이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13대 공천에서 탈락했거나 3당 통합의 와중에서 지구당위원장직에서 밀려나는 등 「정치적 발판」을 잃어버려 6공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불만과 비판성향이 강한 소외그룹들이다.
특히 5공 인사들의 경우 6공 출범직후 5공 청산이라는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6공에 대해 한때 「적대관계」까지를 형성한 적이 있고 구심점이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위상약화와 불가분의 관계에 놓일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5공 인사들은 대부분 6공과의 관계개선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듯 세력화조짐 등 집단적 움직임을 이미 보이기 시작했다.
이와함께 3당 합당이라는 정치적 대변혁은 이들의 입지를 더욱 좁혀놓았기 때문에 「각개약진」이나 신당 창당을 구상하기에까지 이르렀다.
물론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구 정객들이 총선에 나서는 것은 흔히 있어왔던 일이지만 14대 총선을 앞두고 구정치인들이 대거 세를 형성해가며 집권세력과 대결구도 조짐까지를 보이고 있는 현상은 6공의 특징중 하나가 되고 있다.
○네갈래 흐름
14대 총선에서 정치적 재기를 노리는 여권의 외곽세력은 ▲장세동 전 안기부장 등 신당 추진그룹 ▲권정달 전 민정당 사무총장 중심의 「무소속 전국연합」 결성파 ▲연희동 캠프의 의중을 지켜보는 거취 결정파 ▲「선민자당 공천신청 후출마여부 결정」의 관망파 등 크게 네갈래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다.
특히 민우회(13대 민정당 공천탈락자 친목모임) 민정 동우회(13대 낙선자 친목단체) 등 민정계 원외그룹인사 1백20여명중 70∼80명은 14대 총선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이 가운데 민자당은 권익현 전 민정대표(산청·함양)의 경우 영입 등을 통한 관계 재정립을 시도하고 있고 정재철 전 정무장관(속초·고성)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부산북갑) 배명국(진해·창원) 이대순(서울 강남) 강경식(동래갑) 이상희(부산진갑) 유흥수 전 의원(부산남갑) 등은 민자당 공천을 기대하며 신중한 행보를 하고 있다.
이들 인사중 상당수는 현지에 사무실을 내고 지지기반을 다지는 등 사실상 선거채비에 들어갔다. 이와관련해 민자당의 고위당직자는 『5공 인사중에서 당선가능성이 있고 온건이미지를 갖춘 인사는 14대 공천서 정치적 배려가 있을 것』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민자당 주변에선 5공 인사중 10여명이 지역구 공천을,2∼3명이 전국구로 진출하게될 것이라는 등의 얘기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들 일부 인사를 제외한 1백여명에 가까운 5공 인사들은 민자당내의 계파간 갈등과 지역구 사정 등을 고려하면 대부분 현역의원과 경합을 해야하기 때문에 무소속출마가 불가피하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
이에따라 권정달(안동군) 정남(서울 송파을) 김정남 전 의원(삼척) 등은 지난달 5일 20여명의 전직의원 및 13대 낙선자들과 회동,「무소속 전국연합」을 결성키로 결의했다.
이 모임에는 이들외에 최명헌(서울 구로) 염길정(경산·청도) 전병우(무주·진안·장수) 이용택(달성·고령) 이상익(서천) 최영덕(고양) 홍우준(의정부) 홍종욱(춘천) 신민선 전 의원(영월·평창)과 13대 총선때 민정당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박주천(마포을) 차수명(울산남) 윤항렬(광명) 박창규씨(대천·보령)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당초 지난달 21일 40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모임을 갖고 진로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이 모임은 여권일각의 회유와 압력으로 인해 무산됐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그후 서울근교 골프장 등에서 잇따라 비공식모임을 갖고 세를 확산해 나가고 있는데 현재 50여명이 뜻을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무소속 전국연합 결성파들은 일단 14대 총선에서 「각개약진」해 원내 교두보를 확보한뒤 신당창당을 검토하자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8월초 「창조적 신당론」을 제기,정가에 주목을 끌었던 장세동 전 안기부장은 신중한 행보를 하고있으나 구여권인사와 광범위한 접촉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신당추진파들은 그동안 정계·학계·관계·언론계·법조계 등 다양한 인사들과 접촉,「새로운 정치질서구축」 「21세기에 대비한 정치문화정착」 「통일대비세력」이라는 명분아래 신당추진의 필연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신당추진파는 한때 여권일각에서 대선거구제를 검토하자 「연내결행」을 목표로 활기를 띠었으나 소선거구제가 굳어지자 최근에는 다소 주춤하고 있다는 전문이다. 또한 접촉인사들의 소극적 입장과 「간판스타」 영입문제로 고심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
이들은 여권의 후계구도 향방 및 민자당 공천윤곽을 파악한 뒤 창당시기 문제를 최종 확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정가 일각에서 나돌고 있는 「중부권 보수신당 추진설」과도 무관치않은 행보를 하고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연희동캠프와 잦은 접촉을 하며 전 전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출마여부를 결정하겠다는 5공 인사도 적지 않다.
전 전대통령의 장남인 재국씨는 이미 출마(합천)를 겨냥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박희도 전 육참총장(창녕)도 현지에 사무실을 개설,출사표를 던진 상태이고 허문도 전 통일원장관 역시 고향인 충무·통영·고성에서 집요한 활동을 하고 있다.
매주 전 전대통령과의 산행 멤버인 고명승 전 보안사령관도 전북 부안이나 서울지역에 나설 의중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밖에 연희동캠프와 일정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안무혁 전 안기부장은 입장표명을 유보하고 있지만 정치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다는 얘기이고 김용갑 전 총무처장관은 이미 서울 서초을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그런가하면 미국에 장기체류중인 정호용 전 의원은 귀국시기와 14대 출마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연희동과 관계
정가의 관심은 이들의 행보가 연희동캠프와 어떤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에 집중되고 있다.
연희동측이나 5공 인사들은 한결같이 「연희동」과는 무관하며 「독자행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희동측은 『5공 인사중 상당수가 전 전대통령의 의중을 탐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 전대통령 자신은 신당문제나 5공 인사의 정치적 재기에 대해 일체 언급을 한적이 없다』고 되풀이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14대를 노리는 5공 인사들 대부분이 총선에서 전 전대통령의 지원과 배려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13대 공천에서도 5공 시절 전 전대통령의 은혜를 입은 상당수 인사들이 연희동으로부터 특별지원을 받았다는 얘기가 있다.
5공 인사중 무소속 전국연합 결성그룹은 연희동 진영과 무관한 「독자행보」라는 시각이 있으나 신당 추진그룹은 전씨측과 교감이 이뤄진 결과로 해석하는 견해가 많다.
반면 연희동측의 일관된 부인 주장에도 불구하고 5공 등의 외곽세력이 분산관리·조정되고 있다는 추측도 없지 않다.
○전망과 변수
5공 인사 중심의 여권 외곽세력의 향후 진로 및 세력화 여부는 크게 세가지의 동인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총선전의 신당태동 가능성 여부이다. 총선을 앞두고 현재 막후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신당 추진그룹의 행동반경이 넓어지거나 새로운 활로가 모색되면 재기를 노리는 5공 인사들은 상당수 신당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소속 전국연합 결성이 신당태동 전단계의 수순이라는 추측이 있고 당선가능성의 측면에서도 「각개약진」 보다는 세력화가 유리하다는 계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여권의 후계구도 문제이다. 예컨대 차기대권주자가 민정계가 아닌 비민정계 인사로 가시화될 경우 신당 창당템포는 급진전될 것이며 순수여권세력도 이원적으로 양분되는 계기가 될것이 분명하다.
셋째는 5·6공 화해로 상징되는 「노·전회동」의 성사여부이다. 만약 총선전에 노·전회동이 성사될 경우 5공 인사들의 정치적 행보는 축소될 가능성이 높으며 5·6공 관계개선을 위한 「교통정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6공은 상당수 인사를 영입·공천을 배려하는 등 「일정지분」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변수들이 현실로 나타나지 않을 경우 5공 인사들의 「각개약진」은 불가피하며 외곽세력들의 존재는 6공에 계속해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조명구기자>조명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