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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 놀이가 아니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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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 놀이가 아니다(사설)

입력
1991.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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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심과 자립심을 키우려면 무조건 떠나 보내라고 모두가 야단들이다. 요즘 대학생들간에 폭발적 유행인 소위 「배낭여행」을 놓고 오가는 세간의 화제가 마냥 그런쪽으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올들어서만 벌써 1만여명의 「배낭족」들이 『많이 보고 적게 쓴다』는 배낭여행을 다녀왔다고 한다.어른들이 분수도 잊은채 너도나도 호화·사치·과소비의 해외여행을 일삼아 올들어 벌써 해외여행객수가 1백70만명에 관광적자 2억달러를 기록한 것에 견주면 젊은이들의 배낭여행쯤이야 무조건 탓할게 못된다. 꿈과 이상에 불타는 젊은시절 입시지옥이나 이념투쟁의 악몽에서도 이제는 벗어나 세계의 자연과 풍물 및 국제가족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연스럽게 자주·협동정신을 키우고 인간적으로도 성숙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수있기 때문에 오히려 권장할만한 일이다. 배낭여행이야말로 소중한 현장학습의 연장으로 학교에서 단체로 실시하는 대신 개인이 스스로의 책임아래 나서는게 다를 뿐이다.

일찍이 독일등지에서 국가적 청소년 교육프로그램으로 「반데룽」이나 「반더포겔」운동을 펼쳤던 것도 여행을 통한 젊은이들의 심신단련과 교육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처럼 교육적으로 유용하고 인간적으로도 보람이 있어야할 우리 젊은이들의 해외배낭여행이 말썽의 씨앗이 되고 더러 나라망신마저 시킨다고 한다. 예절부재의 행동으로 유스호스텔 입실을 거절당하는가 하면 금지구역에서의 야영·취사행위,무임승차,구걸행위,음주·도박 등의 품행 문란행동으로 말썽을 빚거나 지탄을 받고,성폭행과 강·절도 및 교통사고 등의 피해마저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잇단 말썽은 근본적으로 배낭여행에 대한 인식 및 준비부족 때문으로 지적되어야 할 것 같다. 먼저 여행에 나서는 젊은이들 스스로가 배낭여행이야말로 단순한 놀이나 유흥이 아니라 고생을 사서하는 고된 수련이자 배움의 과정이라는 투철한 인식과 각오를 다져야 한다. 또한 해외에 나서면 여행객이건 학생이건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나라를 대표한다는 사명감도 가져 마땅한 것이다.

당국의 무신경과 방치도 차제에 아울러 지적되어야 할 것이다. 나라장래를 위해 젊은이들에게 교육적인 해외여행을 직접 주선은 못한다해도 여행 자유화란 빌미아래 교육적 목표마저 마냥 저버릴수는 없는 법이다. 한해 1만명이 다녀올 정도이면 당연히 다양하고 교육효과가 높은 여행코스 및 프로그램선정,철저한 준비상황 점검 및 현지적응요령 홍보 등을 교육·교통·외무·청소년부 등 관련부처가 힘을 모아 마련하고 실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무분별하게 난립하고 있는 배냥여행 알선업체에 대한 감독도 더욱 철저히 해 소중한 우리 젊은이들이 진정 보람있는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배당여행은 놀이가 아니라 교육임을 젊은이들 본인은 물론이고 학부모나 당국이 잊지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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