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부터 3일동안 서울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APEC) 제3차 각료회의는 통상전략에서 우리의 입장을 정립하고,통상외교에서 우리의 위상을 제고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간주된다. 특히 이번 APEC 각료회의에선 「중국의 대표권」 문제가 해결됨으로써 중국·대만·홍콩 등이 모두 참석,15개 회원국의 외무·경제각료 등 7백여명이 회동한다. 주최국인 한국으로서는 참가국들과의 쌍무적인 접촉에도 유의하지 않을수 없다. 중국대표로 전기침 외교부장과 이람청 대외경제·무역부장이 참석하는데 어떤 형식이든 중국의 주요 각료가 서울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이 북한때문에 한국과는 정경분리정책을 견지,어느정도 경제외적인 의미를 부여할지 모르겠으나 한·중간의 거리가 좁혀드는 징후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무역불균형 시정 등 현안경제문제도 있다.한국은 주최국이므로 이번 회의가 원만히 끝나도록 해야하는 것은 물론이다. IMF·IBRD 총회 등 세계적인 국제회의들을 치러온 경험과 노하우가 있어 APEC각료회의 규모는 무난히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APEC회의 자체에 있어서는 APEC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보다 선명히 했으면 한다. APEC은 참여각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아직 성격,목표가 뚜렷이 설정되어있지 않다. 일본은 그들 주도아래 EC(구주공동체)와 같은 지역경제권으로 묶어보려는 야심을 갖고 있으나 미국은 일본의 지역적 패권재형성을 우려해서인지 EC형의 결속력 있는 경제공동체로 발전시키는 것을 원치 않는다. 아시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들도 기존의 그들 협의체를 해체시키는 것을 희망치 않는다.
미국은 지금과 같이 환율,관세,시장개방,금융 등 현안의 문제를 협의,조정하는 느슨한 조직형태의 협의체로 유지하려는 의도인 것 같다. 미·일 양국에 다같이 크게 의존하고 있는 한국은 중립적이다. 어느쪽에도 연계시키지 않고 ▲투자 및 기술이전 ▲인력자원개발 ▲무역진흥 등 관심있는 협력사업 분야를 진척시켜 역내국가간의 확대재생산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이러한 엉거주춤한 통상외교 전략으로 복잡하고 다원화된 국제무역환경에 역동적으로 대처해 갈 수 있을 것인가가 우려된다. APEC 회원국 안에만해도 3개의 지역통상권이있다. 아시안(동남아국가연합),미국 및 캐나다의 북미자유무역지역(NAFTA),호주·뉴질랜드 자유무역지대(CER) 등이 그것들이다. EC는 EFTR(구주자유무역지대)와 92년에 합병,유럽경제지역(EEA)을 형성키로 했다. 한국은 APEC에 들어있으나 강력하고 효율적인 호혜의 지역경제공통체를 갖고 있지않다. 지역무역권 형성이 세계적 추세라면 APEC의 역내무역자유화나 아니면 소무역권 형성이든 적극적인 타결책을 모색해야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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