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EC 유고제재 “예상밖 강경”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EC 유고제재 “예상밖 강경”

입력
1991.11.10 00:00
0 0

◎역내각국 “더이상 방치 곤란” 인식 확산/유엔안보리에 석유금수 촉구등 단호대처8일 단행된 EC(유럽공동체)의 대유고 경제제재 조치는 장기 내전상태에 들어간 유고정국에 대해 유럽 각국이 공동으로 취한 최초의 「고강도 조치」라는 점에서 일단 주목된다.

물론 유고내전의 직접 당사자들은 EC의 이같은 경제제재 조치에도 불구하고 한치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있어 단기간내에 사태가 호전되기는 힘드리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그러나 EC 12개국이 공동보조를 취해 내놓은 이번 경제제재 조치는 그 단행시기와 내용의 강도면에서 적지않은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로마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담에 참석한 EC 12개국 외무장관들은 8일 회동에서 ▲서방의 대유고 경제원조계획 중단 ▲유고산 섬유제품에 대한 수입통제 ▲지난 80년 EC와 유고 사이에 체결된 무역경제협력 협정의 즉각 중지 ▲유엔안보리에 대유고 석유금수조치 촉구 등 단호한 대유고 경제제재 조치를 결정했다.

이어 캐나다가 EC의 결정에 동참을 선언했으며 미국과 기타 서방국가들도 이 조치를 곧 따를 것으로 보인다.

사실 유럽 각국은 그동안 사안의 절박성에도 불구하고 이해관계에 따라 불협화음을 냈었고 행동통일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즉 「유럽의 화약고」인 유고사태에 대해 모두 불안해 하면서도 유럽의 안방주인 역할을 하고 있는 영·독·불 등의 속셈과 계산이 달라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해결책을 찾기가 어려웠던 때문이다.

크로아티아공과 슬로베니아공의 탈유고 독립에 가장 적극적인 독일의 겐셔 외무장관은 EC의 대유고 경제제재 조치가 결정된 직후 『드디어 우리가 원하던 것을 달성했다』며 만족을 표시했다.

이와는 달리 유고와의 교역비중이 총대외무역량의 50%에 달하는 그리스 등 일부 국가들은 EC의 대유고 경제제재 조치에 유보희망을 내비쳤다가 적절한 보상조치를 약속받은 뒤에야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예상외로 강도 높은 EC의 경제제재 조치에 대해 유고내전 당사자 모두는 심한 거부감을 나타내면서 연방사수와 독립결행에 대한 당초의 입장을 조금도 굽히지 않고 있다.

유고 연방군측은 EC의 대유고 경제제재 조치가 발표된 직후 크로아티아공의 두보르니크 등 6개 항구에 대한 전면적인 해상봉쇄 조치를 재개하고 공세를 더욱 강화했다.

세르비아공이 장악하고 있는 유고 연방간부회는 『EC의 이번 조치는 유고국민에 대한 불공정한 위협』이라고 규정하며 타협 가능성을 배제했다.

6개월째 유고연방군의 대공세를 견디어 내고있는 크로아티아공의 프란요 그레구리크 총리는 『유럽 각국은 침략자와 희생자도 구별못하는 실수를 범하고 있다』며 『경제제재 조치는 EC가 아닌 유엔이 결정해야할 일』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또 유고내전의 직접 당사자도 아닌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공측도 『우리는 내전 당사자도 아닌데 피해를 입어야하느냐』며 볼멘소리를 내고있다.

유고 국민들은 EC의 대유고 경제제재 조치가 피로 얼룩진 내전을 종식시키지도 못한 채 내전의 상처만을 더욱 깊게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장현규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