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반도서 유럽식 군축협상을”/베이커 미 잡지기고문 한국관련 전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반도서 유럽식 군축협상을”/베이커 미 잡지기고문 한국관련 전문

입력
1991.11.10 00:00
0 0

◎남북 직접대화 통일관건/다자협력·지원 모색해야/북한 국제적 책임 다해야 대미관계 격상다음주 서울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지역 경제협력위원회(APEC) 참석차 내한하는 베이커 미국 국무장관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간회담을 촉구해 주목을 끌고 있다. 베이커 장관은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 최신호에서 『한반도에서도 유럽배치 재래무기 감축협상과 같은 다자간 군축협상을 시작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지구가족으로서의 책임을 다할때 미국은 평양과의 관계를 격상시킬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베이커 장관의 기고문 가운데 한국관련 부분을 전문전재한다.<편집자주>

태평양지역에 있어 미국의 대우방관계의 또다른 주축은 한국과의 동맹이다. 한국이 경제적·정치적으로 이루어 놓은 업적은 일본에 필적한다. 경제면에서 한국은 전쟁으로 황폐한 가난한 농업국가에서 세계 13번째 경제강국으로 변모했다. 불과 한세대 동안 한국의 GNP는 3배가 증가했다. 이제 한국의 산업은 첨단기술 분야로 뻗어가고 있다. 또한 한국내 민주제도의 정착과 새로운 국제질서에 부응한 북방정책의 성공은 우리가 지난 40년동안 추구해온 대한국 원조의 중요성을 재확인해 주고 있다.

한국의 생동력은 애초 양국을 이어주던 군사동맹 관계를 경제적 동반자의 관계로 변모시키고 있다. 이런 논리를 배경으로 주한미군의 재조정,한국의 방위비 분담 및 쌍방의 경제협상과 정치적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의 성공은 북한과의 끊임없는 군사 및 정치적 대치상황에서 성취됐기에 훨씬 더 돋보인다.

그러나 한반도내의 핵확산 위험은 아·태지역의 안정을 저해하는 제일의 위협요소다. 북한측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시설안전검사를 전격이행하라고 요구하는 핵확산금지조약(NPT)의 국제의무조항 이행을 계속적으로 거부함에 따라 북한의 이러한 의도에 심각한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는 의문이 광범위하게 제기되고 있으며 이러한 의구심은 북한의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부시 미 대통령의 전술핵무기 감축선언은 NPT의 국제의무조항의 이행을 구실로한 평양측의 전제조건을 허울좋은 핑계로 만들었다.

그러나 NPT가 중요한 만큼이나,우리는 이라크의 경우에서 심지어 IAEA의 안전장치도 독재정권이 핵무기 개발능력을 보유하려는 것을 방지할 수 없음을 보아왔다.

한반도에서 핵확산 방지를 위한 유일하고 확실한 보장책은 남북한이 한반도에서 여하한 종류의 핵물질도 생산 또는 보유하지 않겠다는 당사자간의 믿을 만한 협정에 서명하는 일이다.

한반도 긴장완화,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한반도 통일에 이르는 관건은 남북한간의 활발한 대화에 있다. 한국인 스스로가 평화와 통일에의 길을 통과해야 할 것이다.

노태우대통령의 남북한간 물적·인적 및 통신의 자유교류에 관한 이니셔티브는 이러한 방향으로의 중요한 진일보라 할 수 있다. 믿음과 자신감을 확립해야만 진정한 의미의 진전을 이룰수 있다. 최근 남북한간 동시유엔가입 실현과 현재 진행중인 남북총리회담은 마침내 아시아에서 마지막 남은 냉전의 해빙이 시작됐다는 희망적인 신호들이다.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지구가족으로서의 책임을 다할때 우리로서는 평양과의 거래를 격상시킬 준비가 돼있다.

한반도에서 유럽식의 신뢰구축조치(CBM)와 궁극적으로 재래식 무기감축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유럽에서처럼 대규모 중무장한 지상군이 군사분계선을 따라 서로 대치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동아시아에서 군축 이니셔티브가 시의 적절한 지역이다.

한반도에서 화해,그리고 궁극적으로 통일의 과정은 한국인들의 이니셔티브에 기초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주변 4대강국,즉 미·소·중·일도 한반도에서 교차되는 이해관계에 중요한 관심을 갖고 있다.

남북한 대화진행에 따라 우리는 남북한간 대화지원,긴장완화,공동안보관 심사에 대한 토의 및 남북한 당사자간 협상결과의 보장을 위한 남북한과 주변 4대강국간의 포럼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다.<워싱턴=정일화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