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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컴퓨터 산업 “먹구름”/「하이테크 불황」(해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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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컴퓨터 산업 “먹구름”/「하이테크 불황」(해외경제)

입력
1991.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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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경기후퇴 정보화투자 줄어/감원·매출축소 “고성장시대 종언”/“호환성 높아져 SW경쟁도 끝나”세계 각국의 컴퓨터 업계에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정보화 사회를 맞아 고성장을 구가하던 미국과 일본의 컴퓨터 산업이 최근 전반적인 경기후퇴에 따라 정보화 투자가 고개를 숙임에 따라 초대형 컴퓨터는 물론 소형,퍼스컴에 이르기까지 판매가 격감,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국내에도 이같은 「하이테크 불황」의 여파가 몰려오고 있다. 일본의 경우 컴퓨터 업계는 연평균 20% 가까운 고성장이 상식이었으나 올해에는 거의 모든 업체들이 당초 매출목표를 하향조정 했다.

히타치 제작소의 경우 당초 컴퓨터 매출액을 「최하 12% 증가」로 잡았었으나 최근 「기대대로 된다면 10%」로 변경했다. 비교적 호조를 보이고 있는 후지쓰,일본전기도 12% 성장을 전망하고 있어 고성장의 모습을 찾기 어렵다.

도시바의 경우는 금년 상반기 컴퓨터 부문 매출액이 8% 감소,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며 하반기에도 전년 수준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 컴퓨터업계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컴퓨터 산업이 불황으로 접어들기 시작한 것은 2년전인 89년 하반기부터이다. 그동안 IBM이 3만명을 감원한 것을 비롯,휴렛팩커드가 조기퇴직제를 도입,3천명을 정리하는 등 대형 컴퓨터제조업체나 퍼스컴 업체를 막론하고 감량경영에 들어갔다.

컴퓨터 불황은 경기후퇴와 업계구조 변화라는 두가지 요인에서 비롯되었다. 한때 정보화 투자가 활발했던 은행·증권회사 등 금융기관들이 수입이 악화되면서 기종을 소형화 하는 등 정보화 투자를 축소했다. 이에따라 IBM 등 대형 컴퓨터업체를 필두로 큰 타격을 받게 되었다.

법인수요뿐 아니라 개인 수요도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최근 수년간 큰 폭으로 증가했던 노트북 컴퓨터의 판매도 이제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제 본격적으로 「하이테크 불황」에 돌입했다는 비관적인 견해도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각사는 금후의 채산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 모색에 여념이 없지만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

대형 범용컴퓨터의 개발에는 전투기와 마찬가지로 1천억∼2천억원이 소요된다. 이처럼 기술개발에 따른 투자액은 눈덩이처럼 붙어나고 있으나 투자비를 회수할 방안이 쉽게 떠오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최근 컴퓨터의 신규 수요는 초대형 범용컴퓨터가 아니라 워크스테이션이나 퍼스컴용 소프트웨어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또 서로 다른 시스템끼리 호환성을 갖는 시스템의 오픈화가 현저해 가고 있다. 이에따라 구태여 새로운 시스템을 구입하지 않아도 약간의 개량만으로 소기의 목적을 거둘 수 있게 된것이다. 이미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는 거의 모든 기종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소프트웨어가 같다면 이제는 각사가 하드웨어에서 싸움을 벌여야 하고 이는 곧 가격경쟁을 의미하게 되어 이제 『장기적으로는 컴퓨터 장사로는 돈 벌기는 틀렸다』는 엄살섞인 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컴퓨터의 판매가 부진하면 주요 부품이나 반도체의 불황도 장기화 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일본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대부분 금년에 수익이 크게 감소했다. 이는 다시 반도체 제조정비 업계의 불황으로 이어지는 등 관련업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박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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