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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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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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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서 열린 제4차 남북 총리회담을 취재하고 돌아온 기자들은 한결같이 북한 주민들의 「통일광기」에 시달렸음을 실토하였다. 2차 회담때 보다 더 극성스러웠다는 인상이다. 아무데서나 붙잡고 들어져 「말좀 물어 봅시다」 「빨리 통일합시다」를 마치 합창이라도 하듯 외쳐댔다고 한다. 어느 기자는 「봉변」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왜 그랬을까. 어찌 그럴수가 있을까. 대강 짐작은 하면서도 한편으론 궁금증이 생겼다. 북한을 탈출해 망명한 「외화벌이원」의 증언이 해답을 명쾌하게 들려준다. 평양 주민들은 남에서 대표단이 오면 「왜 또 오나」고 짜증을 내는것 같다. 교육이다 청소다 하여 달달 들볶이기 때문이다. 동원과 조직으로 철저하게 대비해 특별한 경우엔 2∼3개월 동안의 집중훈련을 받는다는 것도 이번에 상세하게 알려졌다. ◆최근 망명자나 귀순자들이 털어놓는 북한 실상중엔 두가지가 공통되고 특기할만 하다. 아래로 주민들의 극심한 식량난,위로는 김일성 부자의 호화생활이다. 확인은 못했으나 수중별장까지 갖췄다는 소문이 떠돌기도 한다는 폭로엔 더 할말이 없다.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의 연회엔 특별히 흥을 돋우려고 「기쁨조」라는 가무단니 동원되기도 한다는 증언도 있다. 이만하면 그 호사를 알만하다. ◆이런 저런 소식에 접하면서,무엇보다 속시원히 알고 싶은 것은 주민생활의 실상이다. 국내외에서 북한을 다녀온 사람들은 많다. 그들이 전해주는 것은 평양 그리고 금강산의 겉 모습뿐이 아닌가. 여행자들은 으레 살아 움직이는 생활과 현실을 만나기를 원한다. 수령덕분에 걱정없이 먹고 산다는 녹음 테이프보다 현장을 직접 볼수있기를 갈망한다. ◆북한을 뛰쳐나온 귀순자들은 남한 사람들이 그들의 말을 믿지 않으려는데 대해 놀라고 불만을 나타낸다. 설마 그러하랴고 의심하는 경향이 있음은 사실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고집일까. 그러나 보고파도 보여주지 않으니 딱한 노릇이다. 북한은 믿지 않게 하려고 더욱 빗장을 굳게 걸고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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