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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안보」 방안싸고 진통예상/독 언론이 보는 나토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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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안보」 방안싸고 진통예상/독 언론이 보는 나토정상회담

입력
1991.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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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주도권 유지”­불 “자체방위망” 팽팽/진전없이 종전의견 재제시에 그칠수도【베를린=강병태특파원】 7일과 8일 로마에서 열리는 나토정상회담은 미국과 서유럽을 묶는 대서양동맹의 냉전이후 시대의 새로운 공동안보전략을 천명할 예정이란 점에서 주목을 받고있다.

그러나 유럽정세변화의 중심에 서있는 독일의 언론들은 『새로운 전략에 앞서 나토의 미래자체가 문제』라는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나토의 장래에 대한 논란은 결국 나토가 「생존」의 위기에 처해있음을 상징할 뿐이란 지적이다.

이와 관련,이번 나토 정상회담에서 채택될 몇가지 결의들도 지난해 7월 런던 정상회담이후 제기된 의견의 나열일뿐 실질적인 「새로운 전략」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유럽의 공동안보 구도를 재정립하기 위한 모색은 서로 엇갈리는 제안속에서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은 지난달초 소련을 포함한 동구국가들을 나토의 비군사 문제토의에 참여시켜 이른바 「밴쿠버서 블라디보스토크에 이르는」 협력체제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는 전유럽안보협력회의(CSCE)를 범유럽안보기구로 발전시키려는 독일 자신과 프랑스의 의도에 반하는 것이다.

이 직후 영국과 이탈리아는 나토지역 밖의 분쟁개입을 위한 신속대응군을 창설,이를 나토의 산하조직형태로 운영할것을 제안했다.

이 제안에는 프랑스가 강력히 반발했었다. 그리고 독일은 당초 슈톨텐베르크 국방장관이 지지를 표명했으나 콜총리가 곧 『잘못된 지지』라고 해명했다.

뒤이어 독일과 프랑스는 지난달 중순 EC의 군사기구인 서유럽동맹(WEU) 산하에 유럽통합군을 창설할 것과 그 기간 조직으로 독불 통합군단을 만들기로 합의했다고 전격발표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영국과 이탈리아 등이 「나토 약화」를 이유로 반대를 분명히했다.

군사전문가가 아니면 그 의미를 헤아리기힘든 이 다양한 제안과 갈등의 핵심은 유럽안보와 나토의 관계,즉 서유럽과 미국의 새로운 관계설정문제다.

그리고 이는 안보논쟁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영향력 다툼으로 규정된다.

미국은 서유럽에 대한 영향력 행사의 절대적 고리인 나토의 위상과 주도권 유지를 추구하고 있다. 안보문제에 관한한 미국을 추종하는 영국과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도 독일 프랑스의 유럽질서 주도를 견제하기 위해 나토유지,즉 미국의 유럽잔류를 바라고 있다.

반면 25년전 이미 나토의 군사조직에서 탈퇴한 프랑스는 냉전종식으로 나토의 존재가치는 소멸한 것으로 간주,미국을 배제한 유럽공동안보를 절대명제로 삼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독일은 미국과 프랑스 사이,즉 나토고수서약과 서유럽통합목표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져 있다.

독일은 「거대독일」에 대한 주변국의 우려,특히 프랑스의 뿌리깊은 의혹을 고려해 서유럽통합에 한층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임을 거듭 강조해왔다. 이에도 불구하고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이 독일을 겨냥한 신형 핵미사일 배치계획을 발표아는 「시위」를 벌인것은 독일을 서유럽통합의 틀에 끌어들여 독자행보를 막으려는 의도였다.

이와관련,더 차이트지 발행인이자 탈월한 논평가 데오 좀머는 독일이 처한상황을 『양 어깨에 물지게를 진 형국』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콜총리가 「메테르니히류의 비밀외교」로 표현된 미테랑과의 전격화해를 통해 독불통합군 제안 등을 내놓은 것은 바로 이같은 딜레마에서 나온 상징적 조치라고 지적했다.

분명한 사실은 나토의 장래를 둘러싼 갈등이 「파국」에 이르는 것을 피하려는 독일은 나토에 대한 진정한 「충성심」은 없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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