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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부총학생회장 후보/“운동권 문화개혁”주장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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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부총학생회장 후보/“운동권 문화개혁”주장 사퇴

입력
1991.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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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계열의 복학생… 대학가 큰 관심/“특정이념 강요 학생지지 못얻어”서강대 부총학생회장 후보가 총학생회와 운동권문화 전반의 개혁을 요구하며 돌연 후보를 사퇴,대학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는 그동안 간혹 있어왔던 비운동권 학생후보의 사퇴가 아니라 운동권 내부에서 정면으로 기존운동권 문화에 비판을 제기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내년초까지 이어질 각 대학 선거에 상당한 여파를 몰고갈 것으로 보인다.

제22대 서강대 총학생회장단 선거에 부총학생회장으로 입후보한 임휘성군(26·경영4)은 5일 학교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사퇴서를 제출했다.

임군 선거운동본부측은 이날 낮 교내에 대자보를 게시,『학생회 선거는 모든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과 요구를 수용하는 과정이어야하며 학생회는 모든 학생들의 이해와 주장을 포괄하는 열린 공간이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현재 선거분위기는 NL·PD 등 운동권 분파원들이 대표를 내세우고 대중의 무관심속에서도 학생회를 장악하는데에 만족을 느끼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자보는 이어 『특정계파를 대표해 선거에 나와 학생대중에게 특정정치이념이나 정부형태를 강요하는 선거라면 당선돼봐야 일반학생들의 지지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후보 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퇴한 임군은 PD(민중민주) 계열 운동권의 복학생으로 운동권을 양분해온 NL(민족해방) 계열 후보에 맞서 학생 1천5백명의 추천을 얻어 총학생회장 후보 신진호군(21·정외3)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했다.

임군은 출마에 앞서 여러분파로 갈려있는 운동계열의 통합과 선거분위기 등을 대폭 혁신,진정한 일반학생 대중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PD계열 학생들의 동의를 얻어냈다.

그러나 임군과 지지학생들은 선거운동이 일반학생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한채 지금까지 관행대로 NL과 PD계열간의 이념대결로 흐르자 선거참여가 무의미하다는 판단을 하게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군은 이날 별도의 유인물에서 『기존운동권으로부터 「비운동권」 「개량주의자」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것도 사실이나 총학생회는 최근 시대적 조류와 학생본연의 신분에 걸맞는 새로운 이슈로 전환돼야 한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임군의 사퇴에 대해 NL계열 후보측과 선관위는 즉각 대자보를 붙여 『돌연한 후보사퇴는 일반학생들에게 운동권 내부의 갈등이나 분파주의로 매도될 수 있다』고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날 양측의 대자보가 나붙은 학교 정문과 도서관 앞에서 많은 학생이 몰려들어 관심을 보였다. 한 학생은 『이번 후보사퇴가 운동권대 비운동권의 대립이 아닌 자기혁신을 둘러싼 운동권 내부의 논란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충격적』이라고 말했다.<원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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