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레스·오브리즈」라는 말이있다. 사회지도층이나 높은 신분에 의당 따르게 마련인 도의상의 의무를 일컫는 것이다. 사회가 혼탁하고 법질서나 도의가 땅에 떨어지고 있을때 「웃물이 막아야 아랫물도 맑아진다」며 사회지도층의 자정과 수범이 사회적으로 절실히 요구되는것도 그런 탓이다.때마침 서울변호사회가 수임료를 지나치게 받거나 보수금사전보관,불분명한 사건수임 등으로 변호사법을 어긴 소속변호사 6명에 대해 대한변협에 징계개시 신청을 냈다는 소식은 여러모로 바람직하고 반가운 조치이다.
우선 정치·경제·교육계 등 사회각계에서 불법과 비리가 다발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외부의 적발이나 단속에 의한것이 아니라 스스로 환부를 도려내려는 자정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하겠다. 특히 지금까지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개시 청구가 대부분 법무당국에 의해 이뤄졌을뿐 이었던 점에 비추어 스스로 취한 이번 조치는 새로운 선례를 만들면서 사회의 다른 지도층 분야에 대해서도 연쇄적인 자정운동을 촉발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민주법치 사회에서 변호사들의 소임과 기능은 막중하다. 막강한 공권력의 남용에 맞선 법률구조나 인권보호의 첨병노릇과 함께 변혁기일수록 사회정의 촉구와 불평등 시정 등 사회부조리 타파를 위해서도 헌신해야 할 정도로 그 역할이 증대되어 왔던 것이다.
그러나 전국 변호사가 2천명 경쟁시대에 이를 정도로 수가 많아지고 배금풍조가 확산되면서 사회지도층으로 존경받아야할 변호사들중 일부가 돈만 탐하는 악덕 직업인으로 전락,사회적 지탄을 받고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특히 변호사들의 부정피해는 그 업무영역이 고도로 전문적일뿐 아니라 의뢰인들의 절박성과 법률적 무지까지 겹쳐 구제를 받아내기가 여간 어렵지가 않다. 이런 현실적 약점을 이용,일부 악덕변호사들은 변호사법과 변호사 윤리장전을 예사로 어겨가며 과다한 수임료 강요,승소재산횡령,자격증 대여,법관들에 대한 향응공세 및 탈세 등 갖가지 부정을 저질러왔던 것이다.
이번에 징계 신청대상에 오른 변호사중에는 법원·검찰의 고위직을 지낸 인사까지 포함되어 있다니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그런 인사들마저 치사한 불법·비리에 물들어 있었을 정도이면 변호사 단체들의 이번과 같은 자정노력은 앞으로도 더욱 과감히 계속되어야 할것 같다.
지난 8월 대한변협은 제3의 변호사 대회를 열고 변호사부터 깨끗한 몸가짐을 갖자고 다짐한바 있었다. 그런 다짐이 내실을 이루고 국민들의 인정을 받아 변호사윤리장전이 강조하고 있는 「민주적 기본질서 확립」과 「법률문화향상」에 재대로 공헌하려면 아직도 길은 멀다 하겠다. 더욱 모범적인 자정노력을 펴 다른분야에도 이같은 「노블레스·오브리즈」 운동이 확산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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