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언·실언 연발… “옳다고 믿는것은 저돌적 추진”/차기총리 겨냥 이미지 신경… 극우보수성 우려도【동경=문창재특파원】 미야자와(궁택희일) 정권의 부총리겸 외무장관으로 임명된 와타나베·미치오(도변미지웅·68)씨는 혐구가로 유명한 매파 정치인이다. 미야자와총리가 좀체로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신중하고 노숙한 지모형인데 비해 하고싶은 말을 참지못하고 쏟아내는 직설가여서 과연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갈지 안팎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자민당 제4위 파벌의 회장인 그가 제2위 파벌회장인 미쓰즈카(삼총박) 후보를 크게 누르고 2위를 차지한 것도 그러한 솔직성과 과단성을 높이 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솔직성이 지나쳐 숱한 말썽을 일으켰음을 들어 일본 정계에서는 『품격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있지만 그런 비판에도 개의치않고 독설을 삼가지 않는다.
지난여름 총재선거유세때 『입에 바른말만 듣고 투표한다면 유권자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발언이 문제가 되자 측근 참모들이 『제발 말좀 가려하라』고 고언을 했을 정도이다. 그래도 그는 『의사(정치가)가 환자(유권자)말만 들어서는 안된다』면서 「진심을 말하는 정치가」 임을 선전해왔다.
야당의원들을 「도둑지키는 개」에 비유한일,「중국은 정치가 나빠서 많은 사람들이 굴을 파고 살고있다」는 실언으로 외교문제가 됐던 일은 유명하다. 후생장관시절 의사들의 세금혜택문제로 일본 의사협회장과 격렬히 충돌,「싸움꾼」이란 별명을 얻었고 쌀수매가 결정을 위한 당총무회의에서 콜라병을 내던지는 소동을 일으킨것은 그의 과격성을 말해주는 일화들이다.
대장장관은 농수산장관 통산장관 후생장관 당정조회장 등 화려한 경력을 가진 그가 이번에 외무장관을 원하는것은 다음 총리자리를 노린 경력상의 필요성때문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미국에 대한 실언으로 공식사과하는 등 국제무대에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려면 「외교통」이란 경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지난해 2월 나카소네(중증근강홍) 전 총리의 뒤를이어 파벌회장이 된이후 해외나들이를 자주 해왔다. 일곱 차례에 걸쳐 미국 중국 소련 동유럽과 동남아시아 각국 등 20여개국을 방문하면서 이미지관리에 힘썼다.
한국과는 비교적 인연이 있다. 88년 노 대통령 취임시 경축사절로 참석한 일이 있고 그전에도 한일각료회담 등으로 여러번 한국에 왔으며 한일의원연맹에도 가입해있다.
동경 외교가에서는 그가 파벌회장으로서 힘과 인기를 겸비한 외무장관이라는 데 주목,「와타나베식 외교」에 기대를 걸기도 한다. 옳다고 믿으면 인기에 영합하지 않는 과단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그러나 유엔상비군에 자위대를 파병해야 한다거나 이를 위해서는 헌법제약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다는 극우보수성이 결단력과 행동력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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