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명의 분산 「적당한때」 양도도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 일가의 「변칙증여」는 현대정공·현대강관·현대화재해상보험등 3개 계열사의 공개과정에서 공개전에 주식을 시세보다 훨씬 싼값으로 2세들에게 넘겨주는 「공개전 저가양도」 수법을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 명예회장 일가의 변칙증여는 증시가 활황을 보이던 지난 88∼89년에 이루어진 것으로 기업공개후 주가가 상승했을 때 양도받은 주식을 매각,6배의 시세차익을 챙기는 등 막대한 자본이득을 거둬들인 것으로 국세청 조사결과 밝혀졌다. 또 정 명예회장은 소유주식을 그룹의 임직원 명의로 분산했다가 적당한 때에 2세들에게 양도하는 「위장분산수법」도 사용했다.
국세청 조사결과 밝혀진 정 명예회장 일가의 「변칙증여」 사례는 다음과 같다.
▷사례1◁
정 명예회장의 2남인 몽구씨는 지난 88년 6월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현대정공으로부터 공개를 앞둔 현대강관 주식을 시가보다 싼 38억원에 매입하는 등 모두 1백57억원어치의 계열사 주식을 매입했다.
매입자금은 물타기증자와 공개후 시세차익이 생긴 계열사 주식을 처분해서 마련했다.
또 현대정공으로부터 매입한 현대강관 주식의 취득자금 38억원은 현대정공으로부터 14억원을,현대강관으로부터 10억원을,현대자동차 서비스로부터 10억원을 각각 빌려 조달했다.
그후 현대정공 등 계열사가 공개된 이후인 89년 10월∼90년 9월중 매입주식중 일부를 매입가격의 6배에 달하는 2백79억원에 매각,2백35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챙겼다. 나머지 3백9만주(시세 6백57억원)는 계속 보유하고 있다.
정 명예회장도 물타기증자와 기업공개로 시세차익을 얻은 계열사 주식을 매각하여 마련한 자금으로 88년 5∼6월에 현대중공업으로부터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을 27억원에 매입한후 현대해상화재보험이 공개된 후인 89년 9월∼91년 9월중에 매입주식의 일부를 팔아 46억원의 자본이득을 얻었다.
정 명예회장의 조카 몽규씨(30·정세영 현대그룹 회장의 장남)도 현대정공·현대화재해상보험의 주식취득자금 마련을 위해 자신이 상무로 있던 현대자동차로 하여금 회사자금 78억원을 은행에 정기예금으로 들도록 하고 이를 담보로 70억원을 본인 명의로 빌렸다. 차입금에 대한 지급이자는 회사가 대신 납부케 했다.
그후 현대정공 등이 공개된 이후 89년 10월∼90년 12월중 매입주식중 일부를 1백27억원에 매각,1백10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둬들였고 이 자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했다.
▷사례2◁
정 명예회장 일가는 불법적인 사전상속을 위해 86∼89년중 현대건설 등이 보유하고 있던 비상장 계열사의 주식을 2세들에게 시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양도했다. 이 과정에서 정 명예회장 일가는 2백37억원의 자본이득을 얻었으며 계열사에 대한 주식지분도 크게 늘렸다.
▷사례3◁
정 명예회장은 2세들에게 소유주식을 증여하기 위해 그룹임직원 명의로 위장분산했다가 적당한 때에 매매를 가장해서 78억원어치의 주식을 2세들에게 양도했다. 이 과정에서 2세들은 아무 대가도 지불하지 않고 명의개서만으로 주식을 넘겨 받았다.<김주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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