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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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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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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른 비둘기가 있었다. 벽에 그려진 물독을 보자 진짜인줄 알고 허겁지겁 내려 앉으려다 그만 벽에 부딪쳐 날개가 부러졌다. 그 자리에서 사람에게 붙잡힌 비둘기는 크게 후회 하였다.「아무리 급해도 한번 살펴보는 건데…」 앞뒤를 가리지 않는 지나친 욕망은 때로 사람을 곤경으로 밀어넣을수도 있다는 이솝의 우화이다. ◆정치인과 정치지망생들은 내년에 실시될 14대 총선거를 앞두고 일찌감치 메뚜기 한철처럼 바쁘게 뛴다. 공천을 따내려고 뛰고 공천에서 탈락이 안되려고 미리 안간힘을 쓴다. 기존정당에 끼지못한 세력은 무소속으로라도 나서서 일전불사할 태세이다. 저질·무능의 시비에 휘말려도 국회의원 자리와 금배지가 좋기는 매우 좋은가 보다. 현역이 뛰고 신인이 뛰고 5공인사도 호시탐탐하듯 뛰어들 채비다. ◆피상적인 인상인지 모르겠으나,우리나라 정치인 정치에 참여해서 한자리 한다는 생각에만 골몰하지,무엇을 하겠다는 의지와 구상이 별로 안보인다. 정치지망의 갈증으로 벽에 그린 물그릇만 보아도 뛰어 들려고 덤비는것 같다. 특히 과거에 권세를 맛본 사람들은 「그리운 옛날이여」를 잊지 못한다. 그들이 과거에 무엇을 하고 무엇을 남겼는지 한가닥 자성의 빛도 엿볼길이 없다. ◆정치인에겐 정치에 뜻을 두게된 목적이 중요하다. 지금 부딪친 우리네 형편과 환경은 매우어렵다. 만성화한 정치불안,물가와 개방에 따른 경제의 퇴조,구조적인 부패와 충동적인 행동의 범람으로 희망과 목표가 흔들이며 위협을 받고 있는 현실이다. 이중엔 정치가 앞장서 풀어야할 일들이 많다. 그런데 정치를 하겠다는 대열은 혼잡함에도 어떻게 하겠다는 대책은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굳이 나서겠다는 정치인을 말릴 까닭이야 물론 없다. 그렇지만 한번쯤 자신을 돌아보고 주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권세의 꿀맛만 찾다가는 날개가 부러진 비둘기 신세가 될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세상은 넓고 정치 말고도 할 일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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