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라면을 시판해온 식품회사들이 상품개발 1년반만에 판매부진으로 잇달아 생산라인을 폐쇄하고 있다고 한다. 시판직후에 비해 판매량이 10% 이하로 내려 앉아 쌀라면은 근근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고 멀지 않아 아예 자취를 감추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쌀라면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쌀가공식품들이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지 못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남아도는 쌀이 1천4백만섬이나 되는데도 보관비로만 1년에 3천억원을 넘게 써야 하고 그간의 양곡기금 적자가 이미 4조5천억원에 육박한데다가 해마다 추수철이 되면 정부의 추곡매입 문제로 전국의 농촌과 국회가 호된 홍역을 치르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런만큼 한톨의 쌀이라도 국내에서 더 많이 소비하는 것만이 농촌의 어려움을 덜고 국민경제의 주름살을 펴는 길인데 남아도는 쌀의 가공식품판매가 이처럼 부진한 반면 거의가 수입에 의존하는 밀가루수요는 날로 급증하는 모순구조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밀가루에 비해 열세인 쌀가공식품의 판매촉진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입맛에 맞는 식품의 개발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우리는 수천년동안 주식이외의 용도로 쌀을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쌀이 부족했던 탓으로 쌀가공식품을 별로 개발해내지 못한것이 현실이다.
쌀지급이후 쌀가공식품이 개발되기 시작하였으나 탁주와 약주외에는 개발된 상품이 10여종에 불과하고 그나마 아직 국민들의 입맛에 맞추지 못하고 있다. 쌀가공식품을 제조판매하는 업체도 3백94개이나 대부분 약주와 탁주를 제조하는 양조장이고 일반식품업체는 45개에 불과 할 뿐이다.
이런 수준으로서는 농촌에까지 들어가 밥을 밀어내고 간식의 주류가돼 가고있는 밀가루의 라면을 당해내지 못한다. 이웃나라인 일본은 쌀가공식품업체가 1백여개에 식품종류만도 50여종이며 가공식품에 사용되는 쌀이 전체소비량의 14%에 달한다고 한다.
따라서 쌀가공식품의 판매촉진을 위해서는 질과 양 모든 면에서 쌀가공식품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
정부가 전문연구기관으로 하여금 국민의 입맛에 맞는 쌀가공식품의 연구와 개발에 적극 나서도록 하고 쌀가공식품업체에 대해서는 제품원료인 쌀을 싼값에 안정적으로 공급하여 주고 시설자금 등을 지원하여 밀가루와의 경쟁력을 훨씬 높이도록 해주어야 할 것이다.
현재 5%에 머물고 있는 식품가공용 쌀의 소비량을 일본의 수준인 14%선에만 올려 놓아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남아도는 쌀의 재고부담을 상당히 덜고 외제식품에 길들여진 국민들의 입맛을 우리 고유의 것으로 되찾게 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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