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브로브니크시,포격전에도 잿더미 위기 모면/곳곳이 유적… 크로아공의 문화적 상징으로 유명【런던=원인성특파원】 영국시인 바이런이 「아드리아해의 진주」라고 노래했던 유고의 고도 두브로브니크시가 연방군의 점령으로 일단 포연속에서 잿더미가 될 위기는 넘겼다.
그동안 연일 계속된 연방군의 대규모 공격으로 중세 유럽문명의 진수들이 마구 파괴돼 유럽인들을 가슴아프게 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언론들은 두브로브니크시에 대한 공격은 유럽정신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비난했지만,연방군은 크로아티아공화국의 문화적 상징이며 세계적 관광도시를 차지하려는 욕심때문에 물불안가리고 무력으로 점령하고 말았다.
두브로브니크는 비엔나 다음가는 대표적인 중세의 상업항구도시. 오스만투르크제국과 서양 기독교 세력사이의 접경지역에 자리잡고 번영을 누려온 이 도시는 3백년 이상된 역사적 유적으로 가득차있다.
1667년에는 엄청난 지진으로 도시의 대부분이 파괴되고 주민의 3분의 1이 죽기도 했지만 두브로브니크는 기존의 건물들을 그대로 복구해 오늘날까지 유지해왔다.
두브로브니크의 자랑거리는 수많은 수도원과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오렌지와 소나무숲이었다. 바이런은 이 숲길을 거닐며 시를 읊었다. 아름다운 해변은 관광객들로 들끓었으며 2차대전 이후에도 달러가 통용돼 외화벌이도 짭짭했다.
연방군이 이 도시를 점령한 이유는 전략적 요충이라서기 보다는 유고의 대표적 문화적 유산이라는 점과 관광도시로서 외화수입의 근거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쟁의 포화속에 애써 지켜온 문화적 유산들은 산산이 파괴되고 있다.
이처럼 낭만과 역사로 이름난 이 도시가 연방군장악하에서는 더이상의 상처를 받을 우려는 없다. 그러나 그동안의 연방군 포격만으로도 이미 드브로브니크시는 수백년을 지켜온 중세유럽문명의 정수를 상실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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