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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블록화 심화/한국 고립위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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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블록화 심화/한국 고립위기에

입력
1991.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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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A 출범… 전유럽에 「울타리」/무역적자 반전등 우리 경제 큰 파급한국경제가 홀로 고립될 위기에 처했다.

서로 인접한 국가들끼리 똘똘 뭉쳐 하나의 경제권을 형성하려는 세계 경제의 블록화 현상이 EEA출범을 계기로 점차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유럽 19개국이 참여하는 유럽경제지역(EEA)의 출범은 92년 EC통합에 이어 93년부터는 유럽대륙 전체가 하나의 시장으로 묶이는 것으로 미국 캐나다 멕시코를 잇는 북미 자유무역지대의 성립과 함께 수출입 등 해외의존도가 큰 우리 경제에 엄청난 파급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번의 통합으로 앞으로 유럽경제지역은 인구 3억8천만명에 역내총생산 6조달러 교역규모 2조8천억달러로 세계 최대의 단일시장이 되게된다.

EEA의 창설은 거대한 단일시장이 형성된다는 점에서 수출확대의 계기가 될수도 있지만 역내국가들간에는 관세를 철폐하는 대신 역외국가들에 대해서는 관세·비관세 장벽을 더욱 높임으로써 외국기업들이 유럽시장 진출이 더욱 어려움을 겪게될 것은 틀림없다.

또한 다른 지역과의 교역에 있어서는 유럽국가들이 하나로 뭉쳐 경쟁하게 됨으로써 막강한 대외경쟁력을 갖춘 세계 최장의 경제권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

세계경제의 블록화 현상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되어 왔던 것이기는 하지만 최근들어 그 속도가 급속히 빨라지고 있다.

유럽뿐 아니라 북미지역에서도 미국과 캐나다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으며 멕시코와도 현재 협상이 진행중이어서 조만간 단일 경제권을 형성하게 된다.

또한 중동의 걸프협력회의(GCC)를 비롯,아세안 중남미 경제공동체 등 전세계 국가들이 모두 저마다 끼리끼리 뭉쳐 경제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이에반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이렇다할 경제공동체에 들어있지도 못한채 어정쩡한 형편이어서 자칫하면 세계경제 무대에서 완전히 고립되어 버릴 우려가 크다.

실제로 최근 우리경제가 전세계 주요 수출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전통적으로 흑자를 보였던 유럽지역마저 적자로 돌아선 것은 이미 이같은 블록화 추세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세계시장의 블록화 현상에 대비한 정부나 업계의 대책은 그리 충분하게 갖추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형식적으로 유럽통합에 대비한 분야별 실무대책반을 운영해오고 있으나 국내기업의 대유럽 직접투자를 장려하고 유럽국가들과의 통상협력을 강화한다는 등의 피상적인 방안외에는 이렇다할 대응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관련,학계 및 경제계에서는 다양한 대처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일본 소련 중국 아세안 등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연합,새로운 경제권을 형성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다. 아니면 이미 논의되고 있듯이 미국과 자유무역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북미경제권의 올타리로 들어가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국제외교의 흐름은 이념이 아니라 경제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세계시장을 관리하기 위한 국가적인 경제외교,통상외교가 필요하다.<박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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