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차 여의도광장 “살인폭주”/주말 나들이 어린이 2명 참변/21명 중경상/실직 20대 범인 “세상에 복수”/여중생 인질극도… “눈감고 달렸다”무고한 제3자들을 희생시키는 격발성 화풀이 범죄가 또 일어났다. 지난 17일 밤 대구의 나이트 클럽에서 괄시를 당한 영농후계자의 방화로 16명이 사망한지 이틀만에 시력이 나빠 직장에서 여러번 쫓겨났던 20대 청년이 세상에 복수하고 자살하겠다며 훔친 승용차를 몰고 여의도광장에 난입,2명이 차에 치여 숨지고 21이 중경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19일 하오4시35분께 차량 통행금지구역인 서울 여의도 김용제(20·무직·강도 예비전과 1범)가 훔친 서울3 구6539호 프라이드 승용차를 시속 80㎞로 몰아 KBS쪽에서 마포대교쪽으로 4백50m가량 가로질러 돌진,진전거를 타고 놀던 지현일군(11·신봉국교 5년·서울 관악구 봉천10동 49의 2)과 윤신재군(5·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8가 클로바아파트2동 113호) 등 2명을 치어 숨지게하고 이정남씨(23·서울 도봉구 수유2동 아카데미빌라 다동 202호) 등 21명에게 중경상을 입혔다.
부상자중 한강성심병원 중환자실에 입원치료중인 유영철군 (10·구로구 시흥4동)은 위독하다.
이날 여의도광장은 자전거 롤러스케이트를 타러 나온 청소년 등 주말놀이 인파로 붐볐는데 김이 4단기어를 넣고 질주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김은 지군 등을 친뒤 KBS쪽으로 차를 되돌려 지그재그로 초소에서 20여m 떨어진 자전거 공구함을 들이받아 유아용 자전거가 앞바퀴에 걸리는 바람에 움직일 수 없게되자 차밖으로 나왔다. 김은 이어 1백50m가량 달아나 자전거를 타고 놀던 김병희양(13·신도림 중1년)의 목을 조르고 갖고 있던 등산용칼을 휘두르며 위협,5분간 인질극을 벌이다 쇠파이프 등을 든 김창석씨(35) 등 새마을봉사대원 8명과 격투끝에 붙잡혔다.
김양은 배를 한차례 찔렸으나 버클에 부딪쳐 가벼운 상처만 입었다.
김은 지난 16일 밤 서울 강서구 화곡동 주택가 골목길에서 3개월전 그만둔 양말공장 사장의 승용차를 훔쳐 몰고 다녔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은 경찰에서 『시력이 나쁘다는 이유로 양말공장에서 쫓겨난뒤 부산의 신발공장에 다시 취직했으나 또 쫓겨나 1주일전 서울로 돌아왔다』며 『이왕 죽을 바에야 세상에 복수하고 죽자는 생각이었다』고 진술했다.
김은 또 『처음 사람을 친뒤 두눈을 질끈 감고 액셀러레이터를 최대한 밟았다』고 말했다.
김은 자신의 시력에 대해 3m가량 떨어진 물체가 흐릿하게 보이며 눈에 맞는 안경이 없다고 진술했다.
3형제중 막내인 김은 사건 전날인 18일 수첩에 둘째형(27·안경점 종업원)에게 보내는 유서를 써놓는 등 이날 범행을 예정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은 지난 89년 강도예비혐의로 구속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었다.
충북 옥천군 청산면 예곡리가 고향인 김은 옥천 Y국교를 졸업한뒤 지난 84년 서울로 와 양말공장 중국음식점 자동차정비공장을 전전했으며 어머니는 14년전 가출하고 아버지는 8년전 음독자살 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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