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회장서 중기대표까지 1백여명 나설듯/재력바탕 조직적 돌파력 과시/「유명신인」 잇점… 정치불신 공략정치에 뜻을 둔 인사들이 14대 총선이 다가오자 출사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재계라고해서 예외가 아니다. 자천타천의 여러인사들이 속속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고 일부 적극적인 인사들은 벌써부터 현장활동에 나서고 있다.
일반인들보다 재력을 갖춘 이들의 출진은 해당지역 현역의원을 긴장시키고 있고 일부인사는 기업경영과 사업수완을 정치권에 대입시켜 조직적인 돌파력을 과시하면서 현장에 뛰어들고 있어 선거의 주요변수중 하나가 될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부 재계인사들은 돋보이는 재력외에도 「유명신인」이라는 신선감으로 주민들의 정치적 불신감을 공략하고 있어 이들의 정계진출이 또다른 관심을 모으는 측면도 있다.
현재 14대 출마를 노리고 있는 재계인사는 재벌그룹 최고경영진에서부터 중소기업 대표에 이르기까지 40여명을 웃돌고 있으나 총선시기가 임박해지면 전국적으로 1백여명에 이를것으로 보인다.
○…공식출마선언을 하고 현지서(서울 강남을구) 표밭갈이에 나서고 있는 대표적인 인사는 현대그룹의 이명박 현대건설 회장. 그는 지난 7월 강남구 대치동의 친척 사무실을 빌려 사실상의 지역구활동에 들어갔다.
그의 정계진출은 이미 정주영 명예회장과도 입장정리가 끝난 상태이나 민자당 공천으로 나설지,무소속으로 출마할지 여부는 아직 불분명하다는 것이 여권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회장 자신은 『아직 최종 결정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채겸 쌍용그룹 부회장도 출마의사(울산군)를 굳히고 울산지역에 자주 내려가고 있다. 그는 지난 87년 대통령 취임준비위 자문위원으로 활동한데다 지난 9월 노태우대통령의 미·가 순방때는 기업인단으로 수행하는 등 여권핵심부로부터 호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자당 공천을 기대하고 있는것 같다.
이승무 봉명그룹 부회장은 부친인 이동령 전 의원에 이어 경북 문경지역에서 출마의사를 굳히고 있는 상태. 이 부회장은 아직 정당공천을 받아 출마할지,무소속으로 나설지는 결정하지 않았으나 민자당 공천으로 나설경우 민주계인 신영국의원과 공천경합이 불가피한 실정. 그는 13대 총선당시 민정당 공천이 확실했으나 본인이 고사.
○…김동주의원(민자)이 수서사건으로 구속됐다가 석방된 양산지역은 박태준 최고위원의 출마가 유력한 상태. 다만 박 최고위원이 이 지역에서 출마하지 않을 것에 대비,여러명의 재계인사들이 민자당 공천을 노리며 뛰고 있다.
13대때 민정당으로 출마,낙선한 나오연 중소기업은행 이사장이 재기를 노리고 있고 5공시절 재선의원을 지낸 이재우 부국증권회장도 탐색전을 벌이고 있다.
또한 김동영의원의 사망으로 사고당부가 된 경남 거창에는 고 김 의원 측근들이 치열한 공천경합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 지역 출신인 이현기 상업은행장이 「다크호스」로 등장,시선을 모으고 있다.
○…재계 인사중 13대때 낙선했거나 전직의원출신 등 상당수 인사들도 총선에 대비,조직을 점검하며 도전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서울의 경우 의류업체 경영자인 박주천씨가 마포을에 「지역발전연구소」라는 사무실을 내고 재기를 다지고 있고 김우연씨(대연석재·섬유대표)도 관악갑에서 표밭갈이에 분주.
경기에선 여성정치문제 연구소장이며 병원을 경영하고 있는 김정숙씨가 과천·시흥·의왕·군포지역의 분구를 노리고 있으며 협성양행을 경영하는 이용호 전 의원도 파주에서 위밍업.
경월소주 대표인 최돈웅 전 의원도 강릉지역에서 거론되고 있고 동부그룹 김준기회장의 실제인 김택기씨(동부애트나생명 대표)도 현지(태백)에서 재출마설이 나돌고 있으나 재도전 여부는 미지수.
상공차관과 중소기업은행장을 지낸 김선길씨는 충주·중원지역에서 「명예회복」을 내세우며 표밭갈이에 분주. 전북 이리에서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동일섬유 대표인 공천섭씨도 13대에 이어 재도전하겠다는 자세.
○…이미 정계입문은 시도했으나 여의치않아 「정치무대」 뒤에서 내일을 기약해온 재계의 정치신인들도 적지않아 이들의 여의도 입성여부도 주목된다.
민자당 중앙위 부의장이며 임광토건 회장인 임광수씨는 청주을구에서 민자당 공천을 노리고 있고,민자당 청년분과 위원장으로 용역업체인 신천개발 대표 구천서씨도 이미 이 지역에 사무실을 내고 「두더지작전」을 펴고 있다.
또한 충남지역의 대형 건설업체인 대산건설을 경영하고 있는 □준학씨는 울산에서 기반을 다지고 있다. 그는 이 지역 민자당 지구당 수석부위원장으로 공화계의 박병선의원과 「선의의 공천경쟁」을 다짐한 뒤 8만 유권자들과 「맨투맨 득표작전」에 돌입한 상태.
청년지도자 연합회 중앙회장을 지낸 김정일씨는 이미 창녕에 사무실을 내고 청년·여성층을 파고들고 있으며 자신이 경영하고 있는 수산업체인 동원산업의 조직까지 현지에서 풀가동중이다. 이와함께 쌍마섬유 대표인 김동권씨(민자중앙위 부의장)는 의성을,강동호씨는 영양·봉화지역에서 탐색전.
이밖에 출판협회장을 지낸 조동환 경기항공 대표는 진해·의창을,김은상 무역협회 전무도 민자당 사고당부인 김해지역의 공천 가능성을 타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인사들 대부분이 여당공천을 노리고 있지만 지역적 특성과 각종 연을 통해 야당의 문을 두드리는 경우도 있다.
도봉에서 13대때의 낙천을 설욕하기 위해 뛰고있는 김원길 전 청보식품 사장과 현역의원 탈당으로 무주공산이된 담양·장성을 노리는 박태영 전 교육보험 부사장과 국종남 전 세기상사 사장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또 수서사건때 구설수에 올랐던 김동관 전 한보 사장이 괴산에서 야당공천을 노리고 있고 김노식 설악생수 사장도 강동갑에서,안국약품 대표인 어준선씨는 보은·옥천·영동의 분구에 대비하며 재기를 꿈꾸고 있다.
그런가하면 무명의 알부자들 중에는 지역구 출마의 위험부담을 비켜가기 위해 전국구 진출을 희망하면서 손익계산을 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조명구기자>조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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