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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된 민권에 대한 격려/동남아 최빈국에 간 노벨평화상(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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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된 민권에 대한 격려/동남아 최빈국에 간 노벨평화상(사설)

입력
1991.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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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대의 정치권력에 의해 오늘의 미얀마에서는 비판과 저항이 말살된채 정치적 침묵만이 강요되고 있다. 미얀마를 통치하고 있는 군사정권을 「무한대의 정치권력」이라고 일컫는 것은 「법」과 그들 자신이 조직했던 선거의 결과도 짓밟고 모든 비판세력을 힘으로 파괴하는 그런 상황을 말한다.지난해 5월 30년만의 총선거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국민민주연맹(NLD)이 전체 의석의 70%를 휩쓰는 압도적 승리를 거뒀을 때만해도 미얀마에 자유와 정의가 되살아날 것으로 보였다. 그것이 마얀마국민의 뜻이요,또한 세계인의 상식이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1년4개월이 지났으나 군사통치는 강화되고,「투표혁명」의 기수였던 NLD는 사실상 해체된 상태에 있다. NLD를 이끌고 있는 아웅산·수지여사에게 올해의 노벨평화상이 주어진 것은 미얀마에서 좌절된 최소한의 민권과 권력의 도덕성에 대한 격려요 저항이라고 할 수 있다.

62년 네윈이 쿠데타로 집권한 이래 미얀마에서는 「버마식 사회주의」의 이름아래 정치권력의 영구적 독점과 아시아최빈국으로 전락하는 과정이 정당화돼 왔다. 88년 7월 전국적인 민주화시위때에는 1천여명의 시민이 희생되고,야당인사 2천여명이 체포됐다.

노모의 간병차 영국에서 귀국했던 아웅산·수지여사는 이 유혈비극의 소용돌이속에서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야당운동을 조직,네윈정권에 도전했다. 지난해 5월의 총선거는 수지여사의 야당운동을 와해시키기 위해 꾸며진 정치적 쇼였다.

이 정치적 쇼에서 완패한 군사정권은 세계의 독재정권들이 그런 것처럼 「국가법질서 회복」의 깃발아래 위원회를 구성,강권통치를 강화하고 있다.

지금 세계는 사회주의의 이름아래 인권을 말살했던 체제의 몰락을 목격하고 있다. 노벨상위원회가 평화상을 동남아의 최빈국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저항하고 있는 한 여성에게 주기로한 결정은 인간의 존엄성 회복에 새로운 시야를 넓히고 있는 세계적 흐름으로 보더라도 온당한 결정이다.

우리는 83년 「랑군테러사건」 이래 밀접한 우호관계를 발전시켜온 동남아의 우방이 혼란과 큰 비극없이 정치·경제적 발전을 이룩하기를 바라고 싶다. 그런뜻에서 자택연금상태에서 「굴복」을 거부하고 있는 수지여사에 대한 노벨평화상의 격려가 하나의 밑거름이 되기를 또한 기대하고 싶다.

그것이 미얀마의 궁극적인 평화를 보장하는 길임을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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