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약국서 무분별 구입/효과높이려 주사함께 사용도「환각놀음」을 위한 10대들의 약물복용이 무섭게 번져가고 있다.
60년대엔 청소년들이 밤샘공부를 위해 졸음을 쫓으려고 각성제를 사용하는 정도였으나 70∼80년대 일부 청소년들에 의해 약물이 환각도구로 악용되기 시작,최근에는 본드,부탄가스와 함께 「10대 환각문화」를 형성할 정도에 이르렀다.
또 연령층이 크게 낮아져 10대 초반의 약물남용이 성행하고 있으며 사용되는 약물도 수십종으로 늘어났다.
이들은 전통적인 각성제에서부터 감기약,진통제,진해거담제,신경안정제 등 일반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을 닥치는대로 복용하는데 요즘에는 강력한 진통효과가 있는 N주사약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국립서울정신병원에 입원중인 이모군(18)은 청소년 약물남용의 전형적인 사례.
아버지(48)가 대기업 이사인 가정의 외아들인 박군은 중3때 친구의 권유와 호기심으로 본드는 마시기 시작했는데 고입직후 입에서 심하게 냄새가 나 부모에게 들킨후로는 부탄가스 흡입으로 바꾸었으며 이듬해 처음으로 L알약을 사먹기 시작했다. 처음엔 한번에 15알씩 먹었으나 곧 60알로 늘어났고 과다복용으로 실신,병원신세를 지기도 했다.
올들어 N주사약을 맞기 시작한 박군은 효과를 높이기 위해 최근엔 진해거담제인 알약을 10여알씩 함께 복용했다.
이군은 하루 6천원 이상인 약값을 감당할 수 없어 소매치기들과 어울리다 지난 9월 병원에 입원했으나 이미 심신이 완전히 피폐해진 상태였다. 병원측은 『장기치료로 신체손상은 어느정도 회복될 수 있겠으나 정상적인 사회활동은 어렵다』는 진단을 내렸다.
본드,약물을 혼용하다 적발돼 학교를 그만두고 K재수학원에 다니는 한모군(18·서울 S고 2중퇴)은 『본드나 가스,약물복용 경험이 있는 학생이 고교 2학년쯤 되면 한반에 10명 정도는 되며 상습자도 5명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입시학원이 밀집된 서울 종로구 S지하철역 모카페의 경우 가출 중·고생,술집종업원들이 몰리는데 종업원 김모군(20)은 『영업후 청소하다보면 매일 화장실 쓰레기통에서 1회용 주사기와 N주사약 앰플이 10여개씩 발견된다』고 말했다. 유흥업소뿐 아니라 10대들이 많이 모이는 종로1∼3가,신촌 등의 지하철역 화장실에서도 주사기와 약병이 흔하게 발견된다.
종로5가 K약국 약사 노모씨(23·여)는 『하루에 5명 이상의 10대가 N주사약을 비롯,환각 효과가 있는 약 등을 달라고해 설득해 돌려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약국 외에 10대들이 많이 모이는 종로,청량리,방배동 등지에는 대량으로 환각약물을 파는 업소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국립서울정신병원 김경빈박사(39)도 『이같은 약물들은 중독성에서 일반마약과 다를바 없으며 뇌·뼈·콩팥 등 신체의 근간조직을 회복불능의 상태로 손상시킨다』고 경고했다.<장병욱기자>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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