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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차기총리(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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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차기총리(사설)

입력
1991.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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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후(해부준수) 일본 총리의 후임으로 원로정치인인 미야자와(궁택희일) 전 부총리가 사실상 확정됐다. 5대 파벌로 구성된 일본 자민당은 최대파벌인 다케시타(죽하)파를 비롯하여 미야자와(궁택)와 고모토(하본)파가 연합,미야자와 전 부총리를 차기총리겸 자민당 총재로 옹립함으로써 대권경쟁은 막을 내렸다. 지금 일본 국민들 사이에서는 과연 밀실에서 담합으로 「총재」와 「총리」를 결정짓는 것이 온당한 일이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것도 사실이나 내각책임제가 정착된 일본의 정치풍토하에서는 집권 자민당의 파벌간의 합종연횡에 의해 대권주자가 결정되는 것이 관례였고 이번에는 철저하게 그 관례가 지켜진 것이다.뉴리더의 마지막 주자인 미야자와 전 부총리는 참의원 2선,중의원 9선을 지내면서 외무장관,통산장관,부총리겸 재무장관 등 내각의 주요포스트를 두루 거쳤으며 자민당쪽에서도 간사장 등 당3역을 역임한 72세의 노련한 정치가다. 「3파연합」으로 탄생한 미야자와 정권의 대내외정책은 큰 테두리에서 보면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이나 우노(우야종우)→가이후(해부준수)로 이어지는 「대타총리」와는 다른 면모를 보일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미야자와 전 부총리는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고 특히 외교분야와 경제분야에서 탁월한 식견을 갖고 있는 관료 엘리트 출신 정치인이기 때문에 격변하는 국제정세에 알맞는 정책을 입안,추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구미우선 정책에서 후퇴,아시아중시 정책을 강조하고 있으며 아시아지역 경제권 구상을 골자로 하는 「미야자와 독트린」을 제창하고 있다.

우리는 합리적이며 균형감각에 투철한 미야자와가 북한·일본 수교문제를 비롯하여 한반도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으며 전통적인 한일 우호협력에 금이가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미야자와는 자유주의자라는 입장에서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경계하지만,일본의 경쟁력에 알맞는 국제적 발언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신보수주의자로 지목되기도 한다. 그가 걸프전때는 자민당의 뉴리더중에서 유일하게 유엔평화유지군(PKO) 참가를 중심으로 정책구상을 발표,분쟁지역과 재해지역에 자위대의 파견을 주장했다는 것을 감안할때 단순한 비둘기파만은 아닌것으로 보인다. 「안방도련님」이란 별명을 가진 미야자와지만 일본의 대국화 추세라는 물결을 타게된 만큼 만만치 않은 대내외정책을 펴나가게 되지 않을까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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