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맡겨놓은 것이가. 국제 경쟁력 있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육성한다는 취지에서 은행 돈을 자유롭게 쓰도록 조치한 여신관리상의 주력업체 지원제도가 재벌기업들의 문어발식 기업확장에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것이 드러나 이에대한 보완대책이 요구된다. 지난 6월1일부터 실시되고 있는 주력업체 지원제도는 30대 재벌그룹의 지정주력 업체를 여신관리 대상에서 해제,은행의 대출 여력한도가 기업자체의 차입능력 한도내에서 은행돈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것이다.기업의 돈줄을 꽉 잡고 있는 여신관리 제도로 봐서는 파격적인 조치다. 정부는 1개 그룹당 3개의 주력업체 신청을 허용,지난 5월말 30개 재벌그룹 72개 업체를 여신관리상의 주력업체로 선정했다. 이 조치가 도입될 당시부터 재벌그룹들이 주력업체가 빌린돈을 비주력 업체에 돌려 사용하는 자금유용의 가능성이 있음을 우려해왔다. 이에대해 은행감독원은 주력업체 대한 대출금의 사후관리를 철처히해 다른 부문으로 유용되는 것을 막고 유용사실이 적발되면 대출금의 즉각 회수와 함께 주력업체의 자격을 박탈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어느 재벌그룹이 한눈에 드러나게 자금을 유용하겠는가. 자구노력 등 현 여신관리상의 제하조건을 이행,법률상의 하자를 만들지 않고 자금을 전용하는데는 은행감독원도 주력업체의 지원제도 취지를 적극적으로 해석하지 않고는 제동을 걸수없는 것이다. 현대그룹의 주력업체로 지정된 현대자동차가 현재 창간준비중에 있는 현대문화 신문에 출자자의 일원으로 참가한것이 좋은 사례라 하겠다. 현대그룹은 현대문화신문을 설립,증자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의혹을 받고있다. 현대문화신문은 지난해 8월 자본금 3억원으로 출발,그동안 모두 3차례의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96억원으로 늘렸다.
현재 정주영 명예회장 등 특수관계인 5명의 지분이 51%,현대자동차·현대정공·대한알루미늄 등 3개 계열기업 법인이 49%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지분만은 12.5%. 현대자동차의 참여는 주력업체의 지원제도 취지에 배치가 된다. 현대문화신문은 현대자동차의 경쟁력 향상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현대문화신문은 새사옥 건축,새로운 시설재도입 등 앞으로 2천여억원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현대자동차의 참여는 자금 파이프의 역할을 하도록 하기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대가 현대자동차를 이용한다면 자기돈 안들이고 여신규제를 받지않는 주력업체의 은행대출을 이용,기업을 하나 더 확장하는 셈이 된다. 주력업체의 지원제도에서 허점이 현실문제로 등장한 이상 정부는 이 제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자금의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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