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결과 공개용의/재벌 전 계열사 대상으론 처음 실시/현대그룹외 재벌기업 2곳 더 있어서영택 국세청장은 4일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 일가에 대한 주식이동조사는 2세들뿐 아니라 정세영 그룹회장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서 청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주식이나 부동산 등의 자산을 이용한 변칙 증여·상속은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번 조사과정을 설명했다.
서 청장은 『조사결과 현대는 계열기업 공개전에 특정인의 지분비율을 높이는 수법을 사용해 왔으며 이밖에도 특이한 방법으로 주식을 변칙거래하거나 증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서 청장은 『재벌의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주식이동조사는 현대그룹이 처음』이라고 말한뒤 『다른 기업에 경각심을 주기위해 조사결과를 공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서 청장과의 일문일답.
현재 조사중인 재벌은 현대뿐인가.
▲재벌의 전 계열법인과 재벌 총수일가를 대상으로 한 전면적인 주식이동 조사는 현대가 최초다. 현대이외에 2개 재벌기업이 조사를 받고있다. 대우그룹은 조사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한진그룹은 이미 주식변칙 증여조사가 끝나 탈루세액을 추징했다.
재벌조사에서 드러난 탈세사실은.
▲한진의 경우 차등감자를 통해 2세들의 지분을 높이는 수법을 썼고 현대는 주식 공개전에 특정인의 지분을 높인뒤 기업을 공개한 것으로 안다.
재벌에 대한 주식이동조사 배경은.
▲법규정의 미비점을 이용,재산을 변칙 상속·증여하는 기업풍토는 근절되야 한다. 지난 수년간 자본시장 활성화에 따라 주식을 이용한 변태적 상속·증여가 급증했으나 국세청의 조사사례는 거의 없었던게 사실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조사에 착수했고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이 현대그룹에 대해 물었기 때문에 사실대로 조사사실을 밝혔을 뿐이다. 이런 답변은 결코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조사중인 정 회장일가에 동생인 정세영회장도 포함됐나.
▲정세영씨도 주식변동이있어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조사는 언제쯤 끝나게 되는가.
▲재벌의 주식이동조사는 매우 복잡하고 방법도 다양하기 때문에 조사에 상당시간이 필요하다.
조사결과는 모든 기업에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는 차원에서 공개 발표할 용의가 있다.<배정근기자>배정근기자>
◎현대세무조사 각계 반응/현대측/애써 의미축소… 겉으론 태연/경제계/“여파 어디까지…” 촉각 곤두/금융계/불똥 튈까 서류점검등 분주
현대그룹 및 정주영 명예회장 일가의 주식이동 상황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의 배경을 놓고 경제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계와 증권가에는 조사 배경과 관련,갖가지 루머가 난무하는 가운데 현대세무조사의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고받고 별반응없어
○…현대그룹측은 국세청의 이번 세무조사 자체에 대해서는 정부측의 「특별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듯 겉으로는 태연한 모습.
그룹 관계자들은 이미 수년전부터 재벌기업에 대해 유사한 세무조사가 진행되어 왔으며 올해에 현대를 포함,몇개 그룹이 해당된 것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려는듯한 분위기.
한편 정 명예회장은 지난 2일 국정감사에서의 질의 답변 내용을 보고받고는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3일에는 울산에서 중고교생 대상의 강연을 가진후 4일에는 충남 대산의 현대석유화학 준공식에 참석하는 등 평소와 다름없이 분주한 일정을 보냈다.
○“6공이후 최대사건”
○…재계 관계자들은 이번 일을 「6공이후 최대의 재계사건」이라고 말하고 있을 정도로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대그룹이 조사대상이됐다는 점도 그렇지만 그 보다는 조사사실을 정부가 공개적으로 공표했다는 점에 크게 놀라고 있다. 현대가 조사를 받고있다는 사실은 얼마전부터 알려졌으나 이것이 발표되리라고는 전혀 예상못했기 때문.
이와관련 「발표」에 관해 현대와 정부간에 사전양해가 이뤄졌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즉 현대가 정부당국과 조사강도에 관해 어느 정도의 타협을 보고 차기선거를 앞둔 정부에게 「정치적 호재」를 제공함으로써 일을 마무리지었다는 것이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당초 계획을 바꿔 유엔가입 경축행사에 참석하고 최근에는 『이제 다 끝났다』 『잘 마무리됐다』고 말했다는 점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아무튼 재벌그룹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도마위에 오른데 대해 『남의일 같지않다』며 동병상련을 표시하며 만에하나 엉뚱한 불똥이 자기네 그룹에 튀는 것을 방지키위해 집안단속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있다.
○“대출금유용 없지만”
○…현대그룹 및 현대문화신문의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은 정주영 명예회장일가 세무조사 발표에 따른 여파가 의외로 급속히 확산되가자 부랴부랴 흠잡힐일이 없는지 대출관련 서류를 챙겨보는 등 부산한 모습.
외환은행 여신담당 임원은 현대측이 지난해 8월 현대문화신문을 창설하며 여신관리규정상 이행케돼 있는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계열사인 동서산업을 매각처리하는 등 현재까지 규정을 어긴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이에 크게 안도하기도.
재벌 주력업체에 대한 여신관리를 감독·책임지고 있는 은행감독원은 현대의 주력업체 대출금이 유용된 사실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그러나 유용의 가능성은 있어 제도보완작업을 계속 추진중이라고 말해,묘한 여운을 남기기도.
○정치적 배경 온갖설
○…증권가는 그동안 소문으로 나돌았던 현대그룹에 대한 세무조사설이 사실로 밝혀지자 일단 재벌들의 주식을 통한 변칙적인 상속·증여에 제동이 걸렸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세무조사의 정치적 배경에 대한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사태가 최악의 상태로까지 진전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
○“이례적아니다” 강조
○…국세청은 현대 정주영회장 일가에 대한 세무조사 사실이 연일 각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자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 부산한 모습.
국세청 고위관리들은 특히 언론이 정 회장일가의 조사배경에 관심을 보이자 이번 조사가 항간에 떠도는 조사배경과는 전혀 무관한 「정상적」인 조사임을 누누이 강조. 서영택청장은 4일 기자들을 만나 자신이 현대조사 사실을 밝힌것은 『국정감사에서 위증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고 임채주 조사국장도 조사에 관련된 사실은 함구하면서도 이번일이 결코 「이례적」이 아님을 되풀이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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