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후 「국회해산」 승부수에 제발찍혀/당내 각파 반대불구 무리한 추진/분열 막기위해 눈물머금고 “포기”【동경=문창재특파원】 일본 자민당 최대파벌인 다케시타(죽하)파가 가이후(해부준수) 총리의 2기 연임추대를 단념한 것은 직접적으로는 국회해산을 의미하는 「중대결의」 발언 파문이었다.
가이후 총리는 물론 다케시타파 중심인물로도 정치개혁관련 3개 법안의 개정 및 제정에 혼신의 힘을 쏟아왔지만 지난 30일 국회에서 폐안이 결정된이후 이 발언때문에 노골적인 불협화음이 노정됐던 것이다.
다케시타파 수뇌진과 3개 파벌은 물론 야당들이 모두 반대하는 국회해산을 가이후총리가 직권으로 밀어붙이려하자 정국혼란을 우려한 가네마루(김환신) 다케시타파회장은 눈물을 머금고 가이후 총리를 희생시켰다.
「중대결의」 발언파문이후 한때 주춤했던 가이후 총리가 3일이후 해산결심을 굳히자 가네마루회장은 공개석상에서 가이후총리를 격렬히 비난,제동을 걸었다.
3일밤 소속의원 총회에서 가네마루는 『중대결의 발언으로 정국이 소련의 쿠데타 미수사건처럼 돼버린 것은 중대한 책임』이라고 힐난했다. 그런데도 가이후총리는 전에없이 강경한 자세로 해산을 밀어붙일 태세를 취했다.
4일 새벽4시30분께 통산성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9시 각의에서 해산수속이 있을지 모르니 잘 부탁한다』고 결심을 밝혔다. 이어 노동장관에게도 같은 전화를 걸었는데,그 목소리는 떨렸다고 전해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미야자와(궁택) 와타나베(도변)파 등 반대파벌들이 신속한 대응책 모색에 착수했고 다케시타파도 최후의 결심을 내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렸다. 가네마루회장 오자와(소택일랑)회장대행 등 핵심간부들은 사카모토(판본삼십차) 관방장관이 각료들에게 국회해산 결의가 있음을 통보중이라는 보고에 접하고 『해산에 동의할 수 없다』는 방침을 내렸다. 총재선거 후보로 지지할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
가이후총리가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해산을 밀어붙이려 한것은 정치개혁법안이 폐기된후 국회에 설치될 협의기구 성격에 불만을 품었기 때문이었다. 대세에 밀려 폐기된것은 수용하지만 국회공식기수를 설치해 내년중에는 법안을 통과시켜달라는 요구가 좌절되자 국회해산이란 「마지막 카드」로 압력을 행사하려한 것이다.
최대파벌인 다케시타파가 지금까지 다른 파벌 소속인 가이후의 재추대를 기정사실화,전면지원을 아끼지 않았던것은 파벌내에 적절한 후보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오자와(소택일랑) 전 간사장 하시모토(교본용태랑) 대장장관같은 인재가 있지만 50대 전후라서 아직 경륜이 부족하고 지난봄 통일지방선거 패배책임(오자와)과 증권스캔들에 대한 책임(하시모토) 등 총재후보로서의 결점이 있어 가이후를 한번 연임시키려 했던 것이다.
당내 최소파벌 고모토(하본)파 소속인 가이후총리의 성품이 모가 나지않아 컨트롤하기가 좋고 국민의 인기(지지도 56.7%)가 높은 것도 한 요인이었다. 게다가 스스로 정치생명을 걸었다던 정치개혁법안 추진 등 핵심정책을 밀고가는 지도력이 부족하고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었던것도 사실이다.
가이후 재출마가 좌절된 4일 이후의 선거정국은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을정도로 혼미해진데다 내각총사직의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어 정국전반이 태풍경계역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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