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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이국서 “사랑사업 32년”… 「임실 치즈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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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이국서 “사랑사업 32년”… 「임실 치즈신부」

입력
1991.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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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회갑기념미사 함께 제2복지관 축성식/벨기에 출신… 28세때 선교사로 한국에/「장애인·가난한 농민의 대부」로 한평생/첫 치즈공장·신협활동 벌여 화제모아【전주=윤승용기자】 「치즈신부」로 알려진 벨기에 사제의 회갑기념미사가 장애인복지관 축성식과 함께 열렸다.

3일 상오10시30분 전북 완주군 소양면 해월리 620 범바위골 기슭에서는 천주교 전주교구 소속 지정환신부(본명 디디에·세스테벤스)의 회갑기념미사와 장애인복지관인 「제2 무지개가족의 집」 축성식이 열렸다. 미사에는 전주교구 소속신부와 메르니에르 주한벨기에 대사,이반·디아스 주한교황청 대사 및 전국에서 온 신체장애인,신자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

이병호 전주교구장은 강론을 통해 『지 신부는 28세에 한국에 온 후 32년동안 전북지역의 가난한 농민과 장애인들의 대부가 되어왔다』며 『오늘 개관하는 「무지개가족의 집」은 지 신부의 헌신과 정성의 결정체』라고 말했다.

「제2 무지개가족의 집」은 지하 1층 지상 2층 연건평 3백평으로 89년 완공된 제1 무지개가족의 집과 함께 이 지역 장애인들의 자활을 위한 보금자리로 쓰이게 된다.

일반인에게는 「임실치즈 신부」로 더 알려진 지 신부는 52년 루뱅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사제서품을 받고 59년 12월 샘(SAM) 교단소속 선교사로 한국에 첫발을 디뎠다.

전주전동성당 보좌신부를 하다 61년 부안천주교회 주임신부로 부임,신자들과 간척사업을 벌인 지 신부는 64년 임실성당 주임신부로 부임한후에는 한국최로로 치즈공장과 신협활동을 벌여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기술이 없어 완제품이 만들어지지 않아 기술을 배우기 위해 2개월간 귀국했다 돌아오니 신자들이 모두 떠나고 없었다.

이런 시행착오 끝에 치즈생산에 성공,「임실정환치즈」는 이제 국내에서 가장 고급치즈로 꼽히고 있다. 지 신부가 시작한 신용협동조합도 지금은 전국으로 확산됐다.

「다발성 신경경화증」이라는 하체마비병으로 두다리를 약간 저는 지 신부는 70년대초부터 장애인 자활사업에도 나서 신자들의 도움으로 장애인 복지관 건립사업을 벌여왔는데 이날 준공된 것도 이 사업의 하나이다.

여생을 한국에 바치기 위해 지난 2월 샘교단 사제직을 버리고 전주교구로 입적한 지 신부는 회갑을 축하하러온 형 베르나르씨와 누나,조카 등에게 『제2의 고향인 한국에서 불우한 농민,장애인들과 살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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